'압구정 롤스로이스' 운전자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40대 의사에게 불법 촬영 등 피해를 본 여성이 극단 선택으로 사망했다.

29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미디어'는 의사 A 씨에게 수면마취 상태에서 성폭행 및 불법 촬영 피해를 본 여성 B씨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A씨의 불법 촬영 피해자 6명의 법률대리를 맡은 김은정 변호사는 영상에서 "어느 날 갑자기 피해자(B씨) 어머님께서 급한 일이 있어서 저랑 통화를 하고 싶다고 하셨다"면서 "그때 위독한 상태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고, 얼마 전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돌아가신 피해자가 굉장히 젊은 여성이었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고인의) 어머님이 우시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라고 토로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약물에 취해 차를 몰다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 신 모 씨에게 사건 당일 마약류를 처방하고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기재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경찰은 A씨의 휴대폰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2022년 1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수면 마취 상태의 여성 환자들을 수백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하고 또 다른 환자 10여명을 성폭행한 정황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A씨는 현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준강간 등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김 변호사는 "지난 1월 24일 공소장 접수 후 재판이 시작돼 지금까지 세 번의 기일이 열렸고 다음 주에 한 번의 기일이 남았다"며 "(A씨가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피해복구에 대한 노력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제 생각으로는 어차피 합의를 보더라도 중형이 예상되는 상황이니 최대한 시간을 끌 생각인 것 같다"며 "가해자의 의중이 어떻건 간에 (피해복구를 위해) 아무런 노력도 안 한다는 게 너무 괘씸하고 나머지 피해자분들도 안 좋은 생각을 하실까 봐 걱정된다"며 우려했다.
김 변호사는 "가해자가 최대한 엄벌에 처해질 수 있도록 양형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검찰은 29일 A 씨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500만 원을 구형하고, 10년간 전자발찌 착용을 요청했다.
1심 선고는 다음 달 13일에 내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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