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의전 비교해보니
‘예포 발사·국가 연주’ 환영 행사 없이
회담·해방탑 헌화·만찬 ‘숨가쁜 일정’
김정은 방러 땐 8박9일간 10여건 소화
북한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최대의 국빈”이라며 환영했지만 짧은 일정 탓에 한계가 보였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19일 새벽 북한 평양의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공항 밖으로 나오고 있다.
AP뉴시스 |
북한은 지난해 러시아, 올해 중국과 수교 75주년을 맞으면서 관계 밀착을 시도해왔지만, 중국과의 양자 관계가 뜻대로 되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2019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문 때보다 더욱 극진하게 푸틴 대통령을 예우하는 의전을 보일지 관심을 모았다.
2019년 6월 20~21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문한 시 주석은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영접을 받고 예포 발사, 양국 국가 연주, 명예위병대 사열 순으로 공항에서 행사를 가졌다.
이후 금수산궁전 광장에서 또 한 번 공식 환영행사를 한 뒤 숙소 금수산영빈관으로 이동했다.
시 주석은 금수산영빈관에서 정상회담 후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북한 노동당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9년 6월 20일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를 관람한 뒤 출연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러시아와 달리 북·중관계는 사회주의 국가 간 당 대 당 관계가 중요한 만큼, 노동당 청사 방문과 북한을 이끄는 핵심 지도부인 노동당 정치국 성원들과의 기념촬영은 ‘가치 공유’가 과시되는 순서이기도 했다.
저녁엔 목란관에서 김정은 주최 연회가 열려 만찬을 가졌고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예술공연을 관람하는 친교 일정도 상당한 인력이 동원되는 행사였다.
이튿날 조·중우의탑을 방문한 뒤 평양을 떠날 때까지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저녁 만찬을 비롯해 두 차례 식사했다.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양 도착 소식을 전하며 "최대의 국빈으로 열렬히 환영한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스1 |
푸틴의 ‘지각 도착’으로 사실상 19일 정오부터 시작된 주요 일정은 공식환영행사와 정상회담, 확대회담, 해방탑 헌화, 산책, 저녁 만찬, 공연관람 친교행사 정도로 꾸려졌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는 러시아 정교회 성당인 정백사원에 들렸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포함해 러시아 극동지역을 방문했을 때 8박9일동안 환영행사, 정상회담, 만찬, 현지 전투기 공장 시찰, 군 비행장 방문, 태평양함대 방문, 발레 공연관람, 극동연방대 방문 등 10건 넘는 일정을 소화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 푸틴 일정과 의전은 훨씬 간단한 편이다.
 | 북한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평양시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공식환영행사가 벌어진 김일성 광장은 형형색색 풍선과 국기 장식 등으로 사전에 주민들에게 각별하게 준비토록 한 것으로 보이나 조선중앙TV에 방송되지는 않았다.
주민들이 보는 조선중앙TV 생중계는 남북정상회담 때에는 진행되나 해외 정상 방문 때는 하지 않고 있다.
시 주석 방문 때에도 생중계는 없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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