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 입니다.

제임스 E. 베이커 미연방 정보보호 심사 법원 판사 겸 시라큐스대 로스쿨 교수는 26일 "인공지능(AI)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며 "AI 시대에 법조인들의 의무는 AI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위험은 최소로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커 교수는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법률신문·메쎄이상 주최로 개최된 ‘2024년 리걸테크 인공지능 특별쇼(LTAS, Legal Tech & AI Show)’에서 'AI가 가져올 법조의 미래'를 주제로 가진 기조연설에서 "AI는 독재의 기술로 활용될 수도 있고,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기술이 될 수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AI가 (법조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AI가 민주적 도구가 될 것인지, 권위적 도구가 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법조인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커 교수는 미 국무부 산하 해외정보자문위원회 및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인물로, 미국 법조계에서 '인공지능(AI) 법' 권위자로 꼽힌다.
현재 미 변호사협회 '법률 및 국가안보상임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다.
베이커 교수가 지난해 미 연방 사법센터의 의뢰로 집필한 '미연방 판사를 위한 AI 입문서'는 AI 재판실무 관련 법조인들의 필독서로 알려졌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AI 기술이 불러올 변화에 모두의 촉각이 곤두선 가운데, 법조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일각에서는 고도화된 AI로 인해 판사·변호사 등 법조인들이 모두 대체되고 말 것이란 극단적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베이커 교수는 이 같은 관측에 선을 그으면서 "사람은 무조건 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커 교수는 "미국의 많은 배심원들이 AI를 마치 미래의 터미네이터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변호사나 판사 등 법조인들은 AI가 그런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관은 AI의 '사용자'이고, 고객을 자문하거나 정책 입안에 관여하는 변호사들은 AI에게 얼마큼의 자율성을 언제 어떤 상황에 줘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사람"이라며 "이 '인간 법조인'들의 역할에 따라 사회에서 AI가 어떤 역할을 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간과 AI의 협업 결과물의 혜택을 최대화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갈림길이 생길 때마다 올바르고 윤리적인 길,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