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측 “전공의 이탈에 제때 수술 못해”
 | |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연합뉴스 |
전남 여수산단에서 골절상을 입은 50대 근로자가 광주·전남지역 응급 수술 병원을 찾지 못해 경기 시흥까지 옮겨졌다 다리를 절단한 사실이 알려졌다.
26일 고용노동부 여수지청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5시 15분께 여수산단 사포2부두에서 50대 근로자 A씨의 오른쪽 다리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이는 사고가 일어났다.
A씨는 이 사고로 오른쪽 다리 골절상을 입었다.
A씨는 119구조대의 응급 처치를 받고 1시간이 지나 여수의 한 종합병원으로 이송됐다.
해당 병원에서는 응급 처치와 영상 촬영을 하고 “수지 접합 전문 병원으로 이송해 수술해야 한다”는 의사 소견을 내렸다.
이후 약 40분 동안 전문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았지만, 가까운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등에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어 경기, 대구 등에 위치한 전문 병원까지 물색했고, 오후 7시가 돼서야 경기 시흥의 한 병원에서 수술 가능하다는 답변이 왔다.
A씨는 사고 발생 6시간 만인 오후 11시께 시흥 소재 병원에 도착했다.
이튿날 오전 6시 혈관 접합 수술을 받고, 오후 1시에는 골절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이미 괴사가 진행된 탓에 오른쪽 다리 무릎 아래까지 절단해야 했다.
사고 후 골절 수술을 받기까지는 총 20시간이 걸렸다.
A씨는 지난 10일 시흥의 다른 병원에서 무릎 위까지 절단하는 2차 수술도 받았다고 전해졌다.
A씨와 가족들은 “전공의 이탈 등으로 가장 가까운 광주 대학병원에서 제때 받아주지 않아 절단까지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절단 수술을 진행한 병원 관계자는 “이렇게 멀리서 오랜 시간 걸려 우리 병원까지 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면서 “수술 중 주치의 판단으로 절단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했다.
A씨를 수용할 수 없었다고 했던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은 “사실 확인이 어렵다”면서도 “전공의 이탈과 전원 거부와는 관련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인 고용노동부 여수지청 관계자는 “A씨가 다리 절단까지 하게 됐는데 병원 치료를 포함해 작업장 안전 조치가 적절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나윤 온라인 뉴스 기자 k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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