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북한 상품박람회 '2024 조선상품축전'에 한국 국적자의 출입이 금지됐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처음으로 열린 북한 상품 박람회는 70여 개의 북한 기업이 참여해 식품과 의류, 건강 제품, 공예품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RFA는 박람회장에 다녀온 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시장인데 검문이 있어 아무나 들어갈 수 없게 했다"고 보도했다.
전시장 입구에 30대로 보이는 젊은 남자 4명이 지켜서 방문객들의 신분증과 여권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한국 국적자의 출입은 철저히 막는다는 것이다.

북한의 태도가 모순적인 건 한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목적으로 한국 기업인 롯데가 운영하는 호텔 로비에 박람회 홍보영상을 틀어놓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그나마 외국인들이 관심을 끌어보려고 북한 당국이 롯데호텔 측에 비용을 지불하고 광고를 의뢰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박람회장에는 북한 정찰위성 발사체 '천리마-1형'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본뜬 대형 튜브도 전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북한의 열악한 실정을 알고 있었지만 정작 전시된 상품들은 만수대창작사의 작품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전시 상품이라고 하기엔 초라하고 볼품이 없는 것들이 많았다"며 "북한에서 선발된 170명의 인원을 제외하면 현지인은 별로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사장의 분위기도, 전시 상품도 엉성하기 짝이 없어 (일부) 러시아 현지인들이 시골 장터에 온 것 같다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고 전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 상품 박람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국제무역촉진위원회가 개최한 이번 박람회는 지난 26일 개막해 30일까지 이어진다.
앞서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이번 박람회에 이어 올가을 평양에서 열리는 대규모 국제 상품 전시회에 러시아 연안의 기업들이 참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박람회가 주목받는 건 북한과 러시아 정상이 지난 19일 사실상 동맹에 준하는 조약을 체결한 지 1주일 후에 열렸기 때문이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군사·안보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과학기술·문화 등 전방위에서 양국이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8월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중국에서 열린 동북아박람회에 참가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과자류와 술, 천연 의약품 등을 주로 전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