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참사’로 공무원 2명 숨져… “마음 무겁다”
60대 남성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승용차를 몰고 역주행을 해 15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시청역 인근 교차로 참사로 소속 공무원 두 명을 떠나보낸 서울시는 종일 침통한 분위기였다.
평소 출퇴근할 때 사고가 난 길에서 버스를 탄다는 한 서울시 직원은 2일 “어젯밤에 뉴스로 소식을 접하고 너무 슬프고 무서워서 제대로 잠을 못 잤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느냐”고 탄식했다.
시 인트라넷에 올라온 사고 관련 소식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댓글이 수백 개 달렸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도 “너무 안타깝다“, “마음이 무겁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 | 지난 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역 교차로에서 60대 남성이 몰던 차가 인도로 돌진해 사상자 15명을 낸 사고가 발생해 구조대원들이 현장 수습하고 있는 모습. 뉴스1 |
시청 총무과 청사운영1팀장 김모(52)씨의 빈소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김씨는 전날 사고 현장 인근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시청으로 복귀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동료들은 김씨가 열정적이고 성실한 공무원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시 총무과 관계자는 “청사운영1팀의 경우 청사 방호요원 등 관리하는 인원이 200명이 넘는데, 그 사람들을 단합하고 독려하며 일했던 분“이라며 “업무 특성상 주말에도 자주 출근하곤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어린 시절 가난과 장애를 극복하고 9급 세무직으로 입직한 김씨는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하면서 행정직으로 전환됐다.
그는 38세금징수과에서 탈세 추적 업무를 맡았을 때는 TV 프로그램 ‘좋은 나라 운동본부’에 여러 차례 출연하기도 했다.
두 딸을 끔찍히 아끼는 ‘딸 바보’로도 불렸다고 한다.
김씨와 시청 세무과에서 함께 근무한 후배이자 사고 당일 저녁식사를 같이 하다가 변을 당한 세무과 윤모(31) 주무관(7급)은 사고 직후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시신은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안치됐다.
윤씨는 2020년 입직한 촉망받는 젊은 공무원이었다고 한다.
고인과 함께 일했던 시 관계자는 “아주 성실한 친구였다”며 “일머리도 좋아서 향후 시의 세무행정을 이끌어갈 기둥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 2일 중구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전날 발생한 차량 인도 돌진 교통사고 현장에 고인을 추모하는 꽃이 놓여있다.
뉴시스 |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밤 사고 발생 보고를 받고 현장으로 가 수습을 지휘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도 철저한 원인 파악과 유가족 지원 대책 마련 등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27분 차모(68)씨가 운전하던 제네시스 차량이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온 후 일방통행 4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다 왼편 인도로 돌진, 행인들을 덮쳤다.
이 사고로 보행자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 6명은 현장에서 숨졌고,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가 사망 판정을 받았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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