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이 흉기난동을 부려 교육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교사들은 “상황 대처를 미온적으로 했다”며 교장과 교감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2일 연합뉴스는 광주교사노조가 수업 도중 학생이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린 중학교에서 교사 25명이 "이번 사건에서 학교장이 어떠한 책무도 이행하지 않았다"며 교체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교사들은 학교 운영을 책임져야 할 교장과 교감이 교권 침해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오히려 교사들을 괴롭히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일삼아 왔다고 주장했다.

교사들은 교육청에 제출하기 위해 작성한 입장문에서 “교권 침해로 볼 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교장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면서 “교장의 직무로 볼 수 있는 어떠한 일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교사들이 서명 운동에 나선 건 최근 해당 학교에서 발생한 한 학생의 흉기 난동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오후 3시쯤 해당 학교 복도에서 3학년 학생 A군(15)은 문구용 칼을 들고 B교사를 향해 ‘죽이겠다’며 난동을 부렸다.
A군 흉기 난동은 주변에 있던 다른 교사·학생이 제지하는 바람에 3분 만에야 끝났다.

하지만 교사들은 교장이 이같은 상황을 보고 받고도 즉시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교사들은 “학생과 여교사들이 남학생을 가까스로 제압했다.
그런 데 1분도 걸리지 않는 곳에 교장실이 있었지만, 교장은 상황이 마무리된 이후에야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 학교는 사건 당일 피해 교사를 정상 근무하도록 했다.
다음 날 학부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자체적으로 조사할 사안"이라며 돌려보냈다.
교사들은 경찰이 찾아왔다는 사실도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군은 학교 측과 학부모 간 협의에 따라 평소 특정 수업(7교시)에서 매주 조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A군은 이날 7교시가 아닌 6교시에 조퇴를 요구했고, B교사는 “7교시에 조퇴해야 한다.
지금 조퇴하면 인정 안 된다”는 말에 격분해 난동을 부렸다고 알려졌다.

교사들은 교장이 공립학교인 교내에서 외부 인사를 불러 특정 종교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학생들까지 참여시켜 진행됐던 종교활동은 한 교사의 항의로 중단됐다고 한다.
교사들은 또 “교장이 고압적인 태도로 고성을 지르기도 했으며 교사들이 출근을 두려워한다”고 밝혔다.

박삼원 광주교사노조 위원장은 “일선 교사들이 단체로 학교 교장과 교감을 교체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광주시교육청은 교장과 교감을 즉시 직위해제하고 학교를 안정화하는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사노조는 광주시교육청에 청원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교육청은 지적장애가 있는 A군을 특수학생으로 지정해 특수학교나 학급으로 전학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교권보호위원회를 열고 피해 교사에 대한 심리 상담과 법률 지원을 안내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