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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신화의 멤버 이민우에게 "성추행 사건 무혐의를 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26억원을 가로챈 방송작가가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이창형 남기정 유제민 부장판사)는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방송작가 최모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9년을 선고하고 26억3600만여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최씨가 이씨를 가스라이팅해 돈을 가로챘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최씨가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했고, 피해자는 심리적으로 위축됐다고 봐야 한다"며 "최씨는 피해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반복했고 피해자는 혼자 있을 때 최씨 발언이 환청으로 들리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씨는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는 반면 피해자는 평생 모은 재산을 잃고 피해 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씨는 2019년 6월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고 오랜 지인이었던 최씨는 "검찰 내부에 인맥이 있으니 무혐의 처분을 받도록 도와주겠다"며 청탁 대가로 이씨에게 돈을 요구했다.
그해 12월 검찰이 이씨의 사건을 무혐의로 처분하고 이 사실이 보도되자 최씨는 "돈 받은 검사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해 처분을 번복하려 한다"며 돈을 추가로 요구했고 이민우는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가며 26개월에 걸쳐 총 26억여원을 건넸다.
갖고 있던 명품 218점도 최씨에게 줬다.
하지만 최씨는 검사들과 친분이 전혀 없었다.
전 재산을 잃고 나서 이씨는 결국 최씨를 고소했다.
재판 과정에서 이씨 측은 당시 최씨로부터 가스라이팅 또는 정신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재판에 넘겨진 최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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