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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내홍 ‘숨 고르기’… 총장 임기 내 ‘김건희 여사 수사’ 결론낼까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4-07-23 18:30:00

9월 퇴임 앞두고 ‘명품백·주가조작’ 처분 시기 촉각
이원석 “헌법 원칙 반드시 실현”
‘명품백’ 처벌규정 없어 선처분 유력
김여사 측 “檢 추가 증거 요청 안해”
9월 ‘도이치’ 권오수 항소심 변수
손씨 방조 인정되면 검찰 판단 영향
‘진상 조사 반발’ 검사 사표 보류
검찰 ‘총장 패싱’ 파장 진정 국면

서울중앙지검의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조사가 ‘검찰총장 패싱’ 사태로 번지면서 김 여사에 대한 처분 시기와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앞으로 남은 수사와 처분에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원칙이 반드시 실현되도록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이 총장 임기 내에 결론이 나올 공산이 크다.
총장 패싱 사태에 따른 검찰 내홍은 ‘숨 고르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질문받는 이원석 검찰총장 이원석 검찰총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을 수사한 검사가 대검 진상 조사에 반발해 사표를 낸 것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이 총장은 “전날 충분히 말씀드렸고,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지켜봐 주기 바란다”고 말을 아꼈다.
연합뉴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을 수사하는 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가 김 여사에 대한 처분을 먼저 결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사건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가 맡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비해 단순한 데다 청탁금지법에 공직자 배우자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김 여사는 검찰 조사 당시 최재영 목사와 연락을 주고받은 경위에 대해 “유복하고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란 사실을 동향(경기 양평군)인 최 목사가 알고 있어 ‘쥴리’ 의혹에 대한 억울함을 이해해 줄 것 같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화장품은 최 목사가 ‘아내 조언대로 준비했다’고 해, 미국의 할인 매장이나 면세점에서 구입해 갖고 온 것으로 인식해 성의를 생각해 받은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최재영 목사가 지난 4일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네는 장면을 몰래 촬영해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 관련 피고발인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여사 변호인 최지우 변호사는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검찰이 20일 김 여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추가 증거 제출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했다.

검찰이 김 여사를 상대로 두 사건을 함께 조사한 점을 감안하면 일거에 처분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 경우에 이 총장 퇴임(9월15일) 3일 전인 9월12일 예정된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전 회장 등 일당의 항소심 선고 결과가 김 여사 처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김 여사는 “투자일 뿐이었고 주가 조작을 몰랐다”는 입장이지만, 검찰이 김 여사처럼 주가 조작에 돈을 댔다는 이른바 ‘전주’ 의혹을 받는 손모씨에게 2심 과정에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방조’ 혐의를 추가해서다.

검찰은 올해 5월 이 사건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권순형)에 제출한 손씨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에 “손씨의 가담 행위는 이 사건 주가 조작 범행의 공동정범(공범)에 해당하나, 견해를 달리하더라도 최소한 방조범에 해당할 수 있다”며 “손씨는 시세조종 범행을 용이하게 해 방조했다”고 적시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공동취재사진

손씨는 한 투자증권사 강남센터장이던 주범 김모씨의 권유에 2010년 8월∼2012년 9월 대출금 등으로 116억1221만여원어치 도이치모터스 주식 172만3277주를 매수한 ‘큰손’ 투자자다.
그는 고가 매수 주문 등 이상 매매 주문을 제출하는가 하면, ‘주가 하락 시기에 매도하지 말아 달라’는 김씨의 요청을 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에서 주가 조작 공모 혐의로만 기소돼 무죄를 선고받은 손씨가 2심에선 방조범으로 인정된다면, 이는 김 여사 처분에 대한 검찰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검찰은 손씨에게 징역 3년의 실형에 벌금 50억원을 구형했다.

걷잡을 수 없이 커지던 총장 패싱 사태는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명품 가방 사건을 수사하던 김경목 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부장검사가 전날 이 총장이 대검찰청에 진상 조사를 지시한 데 반발해 낸 사표 수리는 보류됐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김 검사 사표는 중앙지검에 제출됐는데 대검에 보내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창수 중앙지검장이 보류했을 수 있다.
김 검사는 이날 출근하지 않았다.

이 총장은 이날 출근길에 “전날 충분히 말씀드렸고,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지켜봐 주기 바란다”고만 말했다.
박진영·유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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