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등 6곳 지원자 없어
9일부터 전공의 추가 모집
‘가을턴’(9월 시작하는 전공의 수련)에 지원한 전공의가 극소수에 그치고, 일부 과는 지원자가 0명을 기록하면서 필수의료 공백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 수련 전공을 추가 모집한다고 밝혔지만 최소 인력조차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가운을 벗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덕수 국무총리는 7일 의사 집단행동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지난달 31일까지 수련병원별로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시행했으나 지원자 수가 많지 않았다”면서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9일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전공의 1명이라도 병원에 복귀할 수 있도록 끝까지 소통하고 설득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16일까지 추가 모집하고 병원별 선발 절차를 이달에 마쳐 9월부터 하반기 수련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전공의 추가 모집에 나선 것은 지난달까지 복귀 지원자가 극소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당초 7645명을 하반기에 모집할 계획이었지만 1.36%인 104명만 복귀 신청을 했다.
이 중 45명은 서울대병원 등 ‘빅5’ 지원자다.
특히 전체 25개과 가운데 133명 모집공고를 낸 심장혈관흉부외과를 비롯해 비뇨의학과(86명 모집공고), 예방의학과(11명), 방사선종양학과(54명), 핵의학과(43명), 직업환경의학과(47명) 등 6개 과는 지원자가 아예 없었다.
 |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신입 전공의 모집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
필수의료 과목인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도 지원자 비율이 1% 안팎이었다.
내과 지원율은 1.63%(12명 지원/735명 모집), 외과 1.57%(5명/317명), 산부인과 0.81%(3명/367명) 등이고, 553명을 모집한 소아청소년과에는 단 2명(0.36%)만 지원했다.
지방에선 비인기과인 필수의료 과목을 갖춘 병원이 없어 주민이 원정 진료를 떠나는 일이 잦다.
충북 음성·괴산·옥천군은 산부인과에 분만실을 운영하지 않아 1시간 원거리 진료를 다녀야 하는 분만취약지역이다.
정부는 지방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의대 증원을 늘렸지만, 의료계는 의·정 갈등으로 의료 취약 지역 상황이 오히려 악화됐다고 주장한다.
최창민 울산의대 교수는 “정부가 필수과 의료진의 자존심에 상처를 냈다”며 “이젠 교수들까지 견디지 못하고 나가서 상황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정재영·조희연 기자, 안동=배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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