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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여자 57㎏급의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이 세계랭킹 1위 선수를 꺾고 올림픽 결승 무대에 진출했다.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여자 57㎏급 준결승에서 뤄쭝스(중국)를 라운드 점수 2-1(7-0 1-7 10-3)로 제압하고 은메달을 확보했다.
한국 태권도가 여자 57㎏급에서 올림픽 메달을 딴 건 2008 베이징 대회 임수정 뒤 16년 만이다.
2000 시드니 대회(정재은), 2004 아테네 대회(장지원)에 이어 임수정까지 3회 연속으로 이 체급에서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으나 그 뒤 오랫동안 가뭄을 겪었다.
결승 상대는 나히드 키야니찬데(이란)와 라테시아 아운(레바논)의 준결승 승자다.
김유진은 한국시간으로 9일 오전 4시 37분 금메달 획득을 위한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김유진은 1라운드에서 침착한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앞발로 상대 공격을 계속 저지하다가 종료 1분여 전 기습적인 공격으로 뤄쭝스의 턱을 가격했다.
다급해진 뤄쭝스는 적극적으로 앞발 싸움으로 득점 기회를 노렸다.
그러나 183㎝의 큰 신장을 자랑하는 김유진의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라운드 종료 19초 전 한 번 더 머리 공격을 허용했다.
2라운드에서 흐름은 180도 바뀌었다.
김유진이 뒤돌려차기 등 큰 동작을 시도하다가 빈틈을 보이면서 연속 실점했다.
만회할 기회조차 잡지 못해 1-7로 라운드를 내줬다.
김유진은 3라운드에서 심기일전했다.
1라운드처럼 신중하게 경기를 운영하며 뤄쭝스를 압박했다.
이내 허점을 포착하고 3연속 머리 공격에 성공해 10-0으로 달아났다.
그가 꺾은 뤄쭝스는 이 체급 세계 최강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우승했다.
세계태권도연맹(WT)이 지난 6월까지 집계한 랭킹에서도 2위 나히드 키야니찬데(435.77)를 압도적 격차로 따돌리고 1위(570.04)를 달렸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만 따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룰 수 있었으나 김유진의 선전에 쓴잔을 마셨다.
김유진은 세계랭킹이 24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16강에서 하티제 일귄(튀르키예·5위), 8강에서 스카일러 박(캐나다·4위)에 이어 뤄쭝스까지 꺾으면서 이변을 이어갔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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