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 입니다.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이후 운전자 사이에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퍼지고 있다.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전기차 매물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기차를 찾는 사람은 줄고, 매물은 늘어나면서 가격은 하락세를 보인다.

자동차 고객센터마다 전기차 배터리 안정성을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친다.
일부 소비자는 전기차 구매를 포기하거나 아파트마다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출입을 금지하는 등 갈등도 있다.

11일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에 따르면 인천 청라에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고가 발생한 지난 1일 이후 7일간 ‘내차 팔기 홈 서비스’에 등록된 전기차 접수량은 직전 주(지난달 25∼31일) 대비 1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접수된 중고 전기차 매물 중 불이 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모델이 차지하는 비율은 10%에 달했다.

화재 이후 전기차를 매물로 내놓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는 뜻으로, 화재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고차 온라인 판매 플랫폼 기업 엔카닷컴도 지난 1∼8일 접수된 '내 차 팔기' 매물 중 EQE 모델(EQE V295·EQE SUV X294)은 총 13대로, 지난달 한 달간 접수된 물량(5대)을 크게 뛰어넘었다고 전했다.

매물이 늘고, 수요는 줄어들면서 중고 전기차 가격은 내려가고 있다.
엔카닷컴의 ‘2024년 8월 자동차 시세’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의 중고차 가격은 전월 대비 각각 1.97%, 1.11% 하락했다.

특히 테슬라 모델3와 모델Y는 각각 2.61%, 3.36% 하락해 평균보다 큰 낙폭을 보였다.
매물로 나온 모델Y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산 모델이라는 점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재 논란이 겹치자 자동차 업계는 현재의 수요 둔화가 심화할까 우려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8만61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4% 줄었다.

잇단 '전기차 화재'에 국민적 불안감이 확산하자 정부는 이르면 9월 초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전기차 충전소의 '지상 설치'를 권고하고, 배터리 제조사 공개 및 과충전을 막을 수 있는 방안 등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기차 배터리 성능 개선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폭발 위험을 현저히 낮추는 전고체 배터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생산되는 배터리는 액체 형태를 띤 전해질이 새어 나올 경우 발화 위험이 높다.
이를 고체로 대체하면 폭발과 화재 위험성을 줄이면서도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