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수원법원 종합청사. 연합뉴스 |
생후 10일 된 영아를 차량 트렁크에 방치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부모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13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살인, 시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친부 A씨와 친모 B씨에게 각각 징역 8년과 6년을 선고하고 아동 관련 기관 5~7년간 취업 제한을 명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B씨는 피고인의 차량 트렁크에 피해 아동을 담은 쇼핑백을 그대로 뒀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이 진술은 관련 폐쇄회로(CC)TV 영상 등 객관적 자료에 부합하고 있다"며 "트렁크에 아이를 보관한 뒤 배변 냄새 등을 식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B씨가 진술한 바 피고인이 차량 내 피해 영아가 방치된 것을 알지 못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친모에게 유죄판결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재판 과정에서 A씨가 "아이가 병원에서 바로 입양 간 줄 알았다"며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것에 대해 재판부는 "병원에서 아이를 곧바로 입양시킨다는 것이 실질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며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고 범행을 공범인 B씨에게 전가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죄질을 무겁게 볼 수밖에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B씨의 영아살해죄 적용 주장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출산한 이후 열흘째 되는 날 발생한 사안으로, 분만 도중 또는 직후 영아를 살해한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피고인은 본인의 책임을 망각하고 자녀를 살해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피해자 입장에서 유일하고 절대적인 보호자에 의해 범행이 이뤄져 엄히 처벌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도 무시할 수 없다"며 "다만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앞서 A씨 등은 지난 1월8일 용인시의 한 병원에서 출산한 아이를 열흘 만에 퇴원시킨 뒤 쇼핑백에 넣고 차량 트렁크에 방치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아이가 숨지자 같은 달 21일 화성시 서신면의 한 해변 수풀에 아이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내연 관계였던 이들은 아이를 키울 상황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6일 '풀숲에 아기 시신으로 보이는 것이 있다'는 시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다음날 이들을 체포했다.
고예은 온라인 뉴스 기자 jolichio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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