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에서 골프 연습을 하거나 음란물을 보는 등 민폐 행위로 논란이 커지자 이같은 행위를 제한하는 내용의 조례가 발의됐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더팩트 | 김해인 기자] 놀이터에서 골프 연습을 하거나 음란물을 보는 등의 민폐 행위를 제한하는 내용의 조례가 발의됐다.

19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김동욱 시의원(국민의힘·강남5)은 지난 12일 '서울시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 양당 소속 의원 42명도 공동 발의했다.

어린이놀이시설에서 벌어지는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내용이 뼈대다. 위험 초래 행위를 제재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 어린이 놀이시설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골프에 진심인 당신'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씨는 "여의도 한강공원 아이들 놀이터에서 사람도 많이 다니는 시간인 오전 8시 30분쯤 놀이터 모래를 다 퍼내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벙커샷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내눈을 의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과 며칠 전에는 사람들 지나가는데 놀이터 옆 잔디에서 실제 골프공으로 공을 날리던 그대, 정말 골프에 진심인가 보다"며 "사람들 다니는데 다치면 어쩌려고 그러는지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 골프 복장에 골프화까지 신고 그러고 싶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놀이터에서 골프연습을 했다는 SNS 후기도 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 "골프 로프를 꺼내서 단지 안에 있는 놀이터로 갔다"며 "기대와 다르게 사람이 있었다. 그래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냥 연습했다"고 적었다.

지난 6월에는 경기 화성시에서 10대 남학생이 원통형 미끄럼틀에 라이터로 열을 가한 주방용 가위를 꽂아놓고 달아난 사건이 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지난 6월에는 경기 화성시에서 10대 남학생이 원통형 미끄럼틀에 라이터로 열을 가한 주방용 가위를 꽂아놓고 달아난 사건이 있었다. 범행 시간부터 목격자의 신고까지 간격이 약 16시간이었지만 다행히 다친 어린이는 없었다. 경찰에 붙잡힌 A(16) 군은 "장난삼아 한 짓"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이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 모여 음란물을 봤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다른 네티즌은 블로그에 "초등학생 5명이서 휴대폰에 머리를 모으고 있었다. 지나가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며 "귀를 기울여보니 음란물을 보고 있었다"고 했다.

다만 시에 접수된 이같은 민원은 아직까지 없다.

김 의원은 "어린이놀이시설에서 골프연습 등 어린이 놀이활동 목적이 아닌 물건을 던지는 등 안전에 위협을 주고 있다"며 "음란물을 시청하거나 성적 수치심이 들게 하는 행동도 있다. 그러나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미비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린이놀이시설의 행위 제한 규정에 제도적 사각지대에 있는 비합리한 행위들을 추가해 시민과 어린이들의 안전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조례안은 '어린이놀이시설에서의 행위제한' 항목을 신설, 어린이 놀이활동 목적 이외의 물건을 던지거나 타격해 시설물이나 이용자에게 위험이 되거나, 시설 이용자나 관리자 등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켜 위해를 주는 행위를 제한 행위로 규정했다. 또 서울시장이 이같은 행위를 경고하고 즉시 안전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조례안은 오는 27일 열리는 제326회 시의회 임시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h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