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호텔 화재현장 찾은 이상민 장관 “짧은 시간 사망자 많아”
소방당국 “급속도로 연기 퍼져…인원 부족, 매트 잡아주지 못해”
19명의 사상자가 난 경기 부천시 중동 호텔 화재현장에서 호텔 아래에 설치된 에어매트가 뒤집히면서 뛰어내린 두 명의 남녀가 목숨을 잃는 참변이 일어났다.
뒤집힌 매트를 두고 부실한 설치나 유도 미숙 등 소방당국의 과실을 따지는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3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소재 모텔 화재 현장을 방문, 부천소방서장으로부터 화재 사고 발생 및 수습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3일 오전 화재현장을 찾아 보고받던 중 “에어매트가 왜 뒤집혔느냐”며 소방 관계자에게 오류 여부를 물었다.
이어 “사망자 수가 생각보다 굉장히 많이 나왔다.
왜 이렇게 짧은 시간에 사망자가 많이 나왔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도 동영상을 봤지만 에어매트가 뒤집히던데 설치 사항에 오류가 있었느냐”라고 캐물었다.
이에 소방 관계자는 “최초 발화된 객실의 문들 닫고 나왔으면 괜찮은데 문을 열고 나와서 연기가 급격하게 확산했다”며 “(에어매트는) 정상 설치를 했으나 호텔에서 뛰어내린 투숙객이 모서리로 떨어지면서 뒤집힌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처음 뛰어내린 여성이 주차장 입구 경사도가 있는 바닥에 설치된 에어매트의 모서리로 떨어진 것과 관련해 뒤집히는 현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전문가 자문을 받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장관은 “잡아주는 사람은 없었느냐”고 물었고, 소방 관계자는 “당시 인원이 부족해 에어매트를 잡아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 지난 22일 경기 부천시의 한 호텔의 화재 당시 현장. 일부 투숙객이 호텔 외부에 설치된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다.
연합뉴스 |
전날 오후 7시39분 9층짜리 호텔의 8층에서 시작된 불로, 화재 당시 8층에 머물던 남녀 2명이 4초 간격으로 에어매트를 향해 뛰어내렸지만 매트가 뒤집히면서 두 사람 모두 목숨을 잃었다.
처음 여성이 매트 가장자리에 떨어지면서 매트가 들렸고, 뒤따라 뛰어내린 남성은 그대로 시멘트 바닥으로 떨어졌다.
일부 소방·방재 전문가들 사이에선 에어매트 공기 배출구가 밑으로 가 있어 제대로 설치를 못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화재 당시 정확한 유도와 에어매트를 잡아주는 역할을 소홀해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이 장관은 “이번 화재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지자체와 협력해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부천 호텔 화재로 투숙객 등 7명이 숨졌고, 중상 3명 포함 부상자 12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불길은 호텔 건물 전체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내부에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진 데다 객실에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가 컸다.
부천=오상도·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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