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여객선 승무원이 일본인 기관사가 객실에 몰래 침입한 일을 보고했으나, 회사 측이 이를 은폐한 정황이 알려졌다.
YTN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국제여객선 승무원 30대 A씨가 겪은 일을 26일 보도했다.
내용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부산항에서 승객 하선을 준비하던 중, 헤어스타일링 도구를 방 안 콘센트에 꽂아두고 나온 것이 생각나 급히 돌아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닫혀 있어야 할 방문이 열려 있었고, 안으로 들어가자 속옷을 넣어두는 서랍장마저 열린 상태였다.
그때 누군가 재빠르게 커튼 뒤로 몸을 숨겼다.
A씨는 그를 향해 누구냐고 여러 차례 물었으나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결국 강제로 커튼을 열자 해당 선박의 일본인 기관사 B씨가 그곳에 있었다.
매우 놀란 A씨는 사무장과 선장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며 경찰에게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는 "회사 측에선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며 "문제를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B씨에 대한 신고는 진행되지 않았고, 그는 다음날 일본으로 돌아가 아무 일 없이 배에서 내렸다.
A씨는 그가 이전에도 자신의 방에 마음대로 들어갔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배에서 떠났고,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선사 측은 "사건 이후 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승무원 객실 잠금장치를 전자식으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A씨를 향한 사과 조치는 따로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A씨가 소속된 우리나라 측 회사는 타 여성 승무원들을 상대로 해당 사건에 대해 발설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현재 A씨는 사건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그는 일본 측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가해자에 대한 처벌 없이 사건이 끝날 확률도 존재하지만, 이를 기록으로 남겨 국민의 피해를 예방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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