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봉이자 휴화산인 '후지산'이 만일 대규모 분화할 경우, 도쿄와 인근 수도권 전체가 마비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비록 후지산은 지난 3세기 동안 화산 활동을 보이지 않았으나, 일본 기상 당국은 대비에 나설 방침이다.

5일(현지시간) 일본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은 기상청이 내년부터 화산재 예보 시스템 개발에 나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기상청은 지금도 화산 분화에 대비한 '화산재 낙하 예보' 시스템을 갖췄다.
화산재가 떨어지는 양, 피해 면적을 예측해 영향권에 든 지역에 미리 경보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소량의 화산재만 분류할 수 있으며, 예보 시기도 6시간으로 한정돼 후지산 분화 같은 대규모 사태엔 대비할 수 없다는 지적이 줄곧 나왔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2020년 후지산 분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만일 후지산이 다시 분화하면 약 3시간 안에 수도권에 화산재가 도달, 철도 운행이 멈추고 대규모 정전을 야기할 것으로 파악됐다.

또 화산재가 2주에 걸쳐 내리는 상황이 지속되면 수도권인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야마나시현에 두께 30㎝ 이상, 도심부에 10㎝ 이상의 화산재가 쌓일 것이라는 예측 결과도 나왔다.

아직 일본은 지상에 낙하한 화산재를 처리할 대비책은 마련하지 않았다.
대신 행정기관과 의료기관 등 필수 인프라를 연결하는 도로의 화산재만 최우선 제거 지역으로 규정하고, 해당 도로의 상·하해선 1차선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린 상태다.

매체에 따르면, 현재 일본 정부는 후지산 폭발로 발생한 화산재를 바다에 버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해양 폐기 안'이 해양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또 일본 해양오염방지법은 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원칙적으로 금하며, 정부가 긴급 사안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에만 허용한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매체에 "환경에 미칠 영향도 충분히 고려하면서 검토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내세웠다.

다만 현재로선 후지산이 본격적으로 분화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후지산이 마지막으로 활동한 건 에도 시대 중기였던 1707년 12월 호에이 분화였으며, 이후 300여년 간 활동하지 않았다.
그러나 범위를 5600년 전으로 설정하면 지금까지 180여 차례 분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후지산이 완전히 활동을 중단했다고 판단하기 힘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