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번화가에서 박스만 걸친 채 길거리를 활보하던 모습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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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에 상자만 걸치고 번화가를 돌아다니며 행인들에게 신체를 만져보라고 했다가 공연음란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이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판사 하진우)은 공연음란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A씨와 홍보담당자 B씨, 영상기획자 C씨 등 3명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A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와 강남구 압구정 일대 등 번화가에서 구멍이 뚫린 박스를 걸치고 다니면서 행인들에게 자신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도록 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또 B씨와 C씨 등은 해당 행위를 영상으로 촬영해 유튜브 등에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A씨는 나체 상태로 상자만 걸친 채 ‘엔젤 박스’라는 문구를 적고 돌아다녀 ‘박스녀’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후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
A씨는 논란 당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더 하고 싶었는데 경찰이 해산시켜서 나왔다”라며 “미안하다”는 글을 남겼다.
또 팬미팅을 개최하겠다며 1인당 65만원에 티켓을 팔았지만 “경찰의 압박 때문에 취소하겠다”고 밝힌 적도 있다.
이날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공연음란죄가 성립하는 정도의 노출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A씨 측 변호인은 “혐의에 관한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당시 피고인의 외관과 노출된 신체 부위, 노출의 정도, 행위의 동기를 종합했을 때 음란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함께 기소된 B씨와 C씨 역시 같은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A씨 측이 사실관계를 인정한 만큼 이번 사건의 행위가 음란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법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오는 10월 24일 피고인 신문을 한 후 결심공판을 진행하기도 결정했다.
A씨는 성인영화(AV) 배우 겸 모델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부터 자신의 행동을 ‘행위예술’로 주장했다.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A씨는 “평소 남자가 웃통을 벗으면 아무렇지 않고 여자가 벗으면 처벌을 받는 상황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것을 깨보는 일종의 퍼포먼스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gpy1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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