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길이 막힌다는 이유로 장모의 칠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남편의 사연이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댁은 당연 처가는 왜라는 남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려왔다.
결혼 10년 차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추석 연휴 전날이 친정엄마 생신이고, 올해 칠순"이라며 "겨울에 칠순 기념 가족여행을 계획했고 생신날 그래도 그냥 넘어갈 수 없어 식사하기로 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A씨는 친정 식구들과 식사하는 문제로 남편과 마찰을 빚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저와 친정 부모님은 서울에 살고 있다.
그런데 엄마가 추석 연휴 1주일 전에 남동생 부부가 지방에 볼일이 있어서 손주들을 봐주러 동생네 내려가 계셨다"며 "그래서 이번 식사는 토요일(14일) 저희 부부가 친정 아빠를 모시고 동생네 근처에서 식사하면 어떨지 하는 얘기가 나왔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남편이 "길 막혀 못 가, 절대 못 가"라며 A씨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고 한다.
화가 난 A씨는 남편의 행동에 그냥 알았다고 대답하고 혼자서 친정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이후 A씨가 혼자 식사 자리에 참여하겠다는 얘기를 듣게 된 남편은 "그럼 내가 뭐가 되냐"며 아내를 제지했고, 결국 큰 싸움으로 번지게 됐다고 한다.

A씨는 "당신에게 운전하라고 억지로 가자고는 안 하겠다.
하지만 자식인 나까지 엄마 생신에 못 가게 하지는 말아라"라고 단호하게 말했지만, 남편은 "왜 처남이 있는 경기도까지 가야 하냐. 서울로 처남이 모시고 와서 서울에서 식사하면 되는 거 아니냐"라고 반박해 언쟁이 계속됐다.

결국 A씨는 친정어머니 칠순 식사 자리에 혼자 다녀왔고, 남편은 혼자 직접 명절 음식을 만들어서 시가에 가게 됐다고 한다.
A씨는 "며칠째 눈도 안 마주치고 말도 안 하고 있다.
제가 친정엄마 식사 자리에 가자고 한 게 남편에게 무리한 요구를 한 거냐"면서 "몇 년 전 시아버님 병환 중일 때 남편이 시어머님 혼자되시면 자기는 아들이니까 당연히 모시고 싶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 그래서 내가 친정 부모님 중 한 분만 되면 그럼 자기는 우리 부모님 모실 수 있냐고 물었더니 '내가 왜? 처남이 있는데'라며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눈을 치켜뜨던 남편의 모습이 떠오른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며느리의 도리만 외치고 친정 일엔 10년간 매번 '노노노'만 외치는 남편을 반품하고 싶다"라고 토로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나는 절대 저런 남편하고는 살 수 없을 것 같다", "앞으로 글쓴이도 시댁 일에는 손을 놔버려라", "글쓴이가 이혼을 요구해도 남편은 할 말 없다", "이젠 시댁, 친정에 평등한 게 맞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분했다.

한편 추석 등 명절과 관련하여 부부 사이에 갈등이 심화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경찰청 통계 등을 보면 명절 기간 가정폭력 등 신고 건수가 평상시 대비 40%가량 증가하고, 부부 갈등에 따른 명절 후 이혼율도 평균 대비 1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