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건강 증진에 더 많은 노력 기울여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국무회의에 배석했다.
백악관의 역점 사업들 중 하나인 여성 건강 증진 프로젝트와 관련해 행정부가 그간 쌓아 온 치적을 평가하기 위해서인데,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영부인으로서 4년 가까이 내각에서 대통령을 보좌해 온 장관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려는 뜻도 있어 보인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운데)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무위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특별히 질 여사도 함께했는데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질(영부인)이 우리와 함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전 행정부에서도 영부인들이 특정한 이유로 이러한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앞서 질 여사가 회의장에 입장할 때 일부 국무위원은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발언권을 넘겨 받은 질 여사는 지난해 11월부터 백악관이 주도하고 있는 여성 건강 증진 프로젝트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건강 연구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여성의 건강에 대해선 제대로 연구하지 않았고 연구비도 부족했다”는 말로 운을 뗐다.
이어 “우리는 정부와 민간 부문을 넘나들며 여성을 위한 혁신적인 건강 연구를 장려해야 한다”며 국립보건원(NIH)과 국방부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질 여사에 따르면 NIH는 여성의 폐경이 심장, 뇌 그리고 뼈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연구에 2억달러(약 2672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국방부와 국가보훈부는 현역 및 예비역 여성 군인들의 건강을 연구하기 위한 공동 사업을 개시했다.
또 보건복지부는 남성과 다른 여성 고유의 정신건강을 증진하고 여성들의 약물 오남용을 막기 위한 새로운 기금 조성을 발표했다.
그는 “여성 건강 증진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1년도 안 돼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관계 부처 장관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질 여사의 국무회의 배석은 채 50일도 안 남은 대선을 앞두고 여성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TV 토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겼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지지율은 여전히 박빙이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오른쪽)가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드라마 ‘웨스트윙’ 첫 방영 25주년 축하 행사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왼쪽은 ‘웨스트윙’에서 미국 대통령 제드 바틀러 역을 맡은 할리우드 스타 마틴 쉰. AFP연합뉴스 |
한편 질 여사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정치 드라마 ‘웨스트윙’(The West Wing) 첫 방영 25주년 축하 행사에 참석해 기념사를 했다.
1999년 미국 NBC 방송에서 시작한 ‘웨스트윙’은 2006년 시즌7을 끝으로 종영했다.
할리우드 배우 찰리 쉰(59)의 아버지인 명배우 마틴 쉰(84)이 미국 대통령 제드 바틀렛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정치 드라마 역사상 최고의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에미상을 휩쓸었다.
웨스트윙은 백악관의 서쪽 별관으로 대통령 집무실 ‘오벌오피스’가 있는 공간이다.
질 여사는 “드라마는 백악관 직원들이 우리나라를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영감을 줬다”며 “무대에 오른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기념식에 함께한 드라마 주인공 마틴 쉰을 극중 이름인 “바틀렛 대통령 각하”라고 정중히 불러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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