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추격 영상을 찍는 유튜버를 피해 달아나던 30대 남성 운전자가 화물차를 들이받고 숨졌다.
24일 연합뉴스는 "22일 오전 3시50분 광주 광산구 산월동 한 도로변에서 30대 중반 A씨가 몰던 승용차가 갓길에 주차된 대형 화물차를 들이박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고로 A씨 차량은 전소됐고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A씨는 사고 당일 음주운전 여부를 추궁하며 쫓아오는 이른바 '음주운전 헌터' 유튜버를 피해 달아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유튜버는 A씨를 음주운전 의심자로 경찰에 신고한 뒤 이동 경로를 뒤쫓으며 온라인 생중계를 하고 있었다.
당시 유튜버의 구독자가 운전하는 차량 2대도 일정한 거리 차를 두고 뒤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숨진 사고 현장은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이 도로 폐쇄회로(CC)TV 등을 살펴본 결과, 사고 직전 A씨와 유튜버 차량 간의 거리는 2㎞가량 벌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유튜버가 차량을 바짝 쫓은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 유튜버를 참고인으로 분류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추격 대상자가 사망하는 과정에서 유튜버의 범죄 혐의점이 드러날 경우 후속 처분할 예정이다.
"유튜버가 왜"…다시 불 붙은 사적 제재 논란
이번 사고로 '사적 제재'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음주운전 의심자를 뒤쫓는 유튜버가 '공익을 위한 신고자인지, 개인 이득을 위한 사적 제재자인지'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비슷한 논란은 올해 초에도 있었다.
지난 1월에는 광주 광산구 첨단지구 유흥가에서 경찰에 적발된 음주 운전자와 유튜버의 구독자 간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이 운전자는 '유튜버의 신고 탓에 경찰에 적발됐다'며 생수를 뿌리는 등 난동을 부렸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유튜버의 행동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한편 사적 제재는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비방 목적으로 사실을 공공연하게 드러내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신상을 폭로했다가 억울한 피해자가 나올 위험성도 있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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