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반려견이 길고양이를 해치는 것을 제지하지 않은 남성이 검찰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60대 A씨를 재물손괴 및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11일 오전 6시경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에 위치한 한 주류업체 사업장 앞에서 자신의 반려견들과 산책을 하던 중 개들이 길고양이를 물어 죽이는데도 별다른 제지 없이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진도 믹스견 2마리가 목줄을 하지 않은 채 사업장 쪽으로 달려와 고양이를 공격했다.
이후 A씨가 목줄을 잡고 있던 다른 진도 믹스견 1마리도 가세해 고양이를 물어 죽였다.
A씨는 처음엔 목줄을 살짝 잡아당기며 말리는 듯했으나, 이내 별다른 제지 없이 상황을 지켜만 봤다.
약 3분 후 개들이 공격을 끝내자 A씨는 고양이 사체를 그대로 방치한 채 현장을 벗어났다.
죽은 고양이는 주인이 따로 없었으나, 주류업체 사업장 관계자가 5년 전쯤부터 음식을 제공하고 잠자리를 만들어주는 등 보살펴온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장 관계자의 신고를 받고 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A씨의 신원을 특정해 피의자 조사에 돌입했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이를 공격한 개 3마리 중 2마리는 A씨가 직접 키웠고, 나머지 1마리는 유기견이었지만 A씨가 잠자리를 제공하는 등 관리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당시 키우던 개 2마리에 목줄을 착용시켜 산책 중이었으나 중간에 1마리의 목줄이 빠져 유기견과 함께 고양이를 공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번 물면 잘 놓지 않는 개의 습성으로 인해 공격을 말릴 수 없을 것 같아 제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경찰은 A씨의 반려견이 고양이를 물어 죽인 점, 목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 사고를 막기 위한 노력에 소홀했던 점 등을 토대로 그에게 재물손괴 및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방치 행위가 CCTV를 통해 명확히 입증됐고, 행위의 결과로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관련 혐의를 적용했다"며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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