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대한축구협회가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의 회의록을 공개했다.

1일 축구협회는 '2024 제10차 KFA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했다.
축협이 공개한 10차 회의록은 15페이지의 PDF 파일로, 17명의 감독 후보군 가운데 5명을 선정하는 과정이 담겼다.

지난 6월 21일 열린 이 회의엔 정해성 당시 전력강화의원회 위원장과 이영진·윤덕여·윤정환(비대면 참석)·박주호·이미연·고정운·송명원·전경준·이상기 위원이 참석했다.
박성배 위원은 당시 개인 사정으로 사의를 밝히며 불참했다.

회의록을 보면 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17명의 후보를 5명으로 압축하고, 이후 과정은 정 위원장에게 위임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 후보 5명에겐 별도의 순위를 매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다른 외국인 감독 1명과 함께 가장 추천을 많이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위임을 받은 정 위원장이 5명을 3명으로 좁히고, 먼저 2명의 외국인 후보자를 화상 면접으로 검증한 뒤 홍 감독을 최종 협상 대상 1순위, 외국인 감독 2명을 각각 2, 3순위로 결정했다고 축협은 설명했다.
관련 내용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보고한 정 위원장은 6월 말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축협은 "이후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선임 후속 업무를 맡아 최종 후보자 3명과 대면 협상 면담을 진행했고, 최종 1순위였던 홍 감독으로 결정해 이사회에 추천했다"며 "이후 홍 감독 내정을 발표하고 이사회 서면 결의를 거쳐 최종 선임 발표를 함으로써 선임 절차를 준수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홍 감독도 기타 후보자들과 동일하게 전력강화위 회의에서 경기 영상을 준비해 분석(9차 회의)을 진행했고, 위원회 기간 정해성 위원장이 직접 울산 HD 경기 참관을 하는 등 사전에 재검증했다"라고 부연했다.

지난 30일 10월 A매치 명단 발표 기자회견 당시 감독 선임 논란 관련 질문에 홍 감독이 "나도 답답하다.
국회(9월 24일 현안 질의)에서 여러 얘기를 하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억울한 부분이 있다"라며 "국회에 가보니 (전력강화위원) 전원 동의 여부 등 내가 들었던 말들과 조금 다른 게 있더라. 협회에서 전체적으로 공개해줬으면 좋겠다"라고 토로한 지 하루 만에 공개됐다.
홍 감독은 "(선임 과정에서) 정당한 절차를 거쳤냐고 물어봤더니, 그렇다고 했다"며 "어떤 평가를 받았냐고 했더니 가장 높은 점수라고 했다.
그래서 (감독직을) 수락했다"라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문제와 관련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2일 중간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축구계에선 이 기술총괄이사가 전권을 위임받는 과정 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11차 회의와 그 이후의 과정, 이 기술총괄이사가 어떤 절차를 거쳐 전권을 위임받고 홍 감독 선임을 결정했는지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질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