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지위를 이용해 여신도들을 성폭행하고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 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17년으로 감형됐다.
징역 23년을 선고한 1심보다 6년 줄었다.

대전고법 형사3부(김병식 부장판사)는 2일 준강간·준유사강간·강제추행·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정씨에게 적용된 죄의 권고형이 징역 4년부터 19년 3개월까지인데 원심이 징역 23년 형을 선고한 것은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 부당하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1심 판결의 양형부당을 주장한 정씨 측의 주장을 재판부가 일부 받아들인 것이다.

정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소재 수련원 등에서 23차례에 걸쳐 외국 국적의 여신도 2명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하고, 한국인 여신도 한명을 성추행하는 등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외국인 여신도들이 자신을 허위로 성범죄 고소했다며 경찰에 맞고소하는 등 무고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정씨가 자신을 메시아로 칭하며 절대적인 권력을 갖고 있었고, 피해자들이 성적 자기 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징역 23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1심 선고 후 정씨 측은 사실오인, 법리오인과 함께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도 더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고 항소했다.

항소심에서도 징역 30년을 구형한 검찰은 "피고인은 누범 기간에 동종 범죄를 저질렀다"며 "종교단체의 총재로서 종교적 지위를 이용해 지속해 교인 피해자들을 세뇌하고, 성폭력 범행을 마치 종교적 행위인 것처럼 정당화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씨 측은 "여신도들은 세뇌되거나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고, 자신은 신이 아니며 사람이라고 지속해 설교해 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피해자들이 검찰에 제출한 범행 현장 녹음파일도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가 제출한 범죄 현장이 담긴 녹음 파일이 1심 재판에서 결정적 유죄 증거로 쓰인 가운데, 항소심 재판부는 녹음 파일 사본과 원본의 동일성과 무결성에 대한 입증이 이뤄지지 않았고,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정씨는 앞서 2001년 8월부터 2006년 4월까지 해외 리조트와 숙소 등에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죄(강간치상 등)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2월 만기 출소했다.
정씨는 또 이번 항소심 사건과 별개로 여신도 2명을 유사 강간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지난 5월 추가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