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중에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법원 가처분 신청이 또 다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적 리스크를 해소한 고려아연은 현재 진행 중인 자사주 공개매수를 23일까지 예정대로 진행하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김상훈)는 21일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MBK·영풍 측은 지난 4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되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배임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를 막아달라는 취지로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 21일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내부에 층별 안내문이 놓여 있다.
뉴시스 |
MBK·영풍 측은 이미 한 차례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법원에 기각당했다.
MBK·영풍 측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제140조에 따라 양사의 특별관계를 이유로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당시 같은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도 법원이 기각하면서 현재 최 회장 측이 진행하고 있는 주당 89만원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은 23일까지 이어진다.
법원의 결정 뒤 고려아연 주가는 6∼7% 강세를 보이며 52주 신고가인 88만9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최 회장 측 공개매수가 종료되는 영풍정밀도 공개매수가인 3만5000원에는 못 미치나 법원 결정 이후 상한가인 2만9400원까지 올랐다.
MBK·영풍 측은 입장문을 통해 “본 가처분 결정이 고려아연에 미칠 악영향은 물론 향후 국내 자본시장과 기업 거버넌스에 얼마나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 비교적 짧은 가처분 심리과정에서 법원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23일까지 진행되나 2조7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차입금으로 이뤄지는 만큼 향후 장기간 회사 재무구조가 훼손되고 이로 인해 남은 주주들도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본질은 변함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법원이 두 번 모두 손을 들어준 고려아연은 “가처분 신청은 자사주 공개매수 불확실성을 높여 주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MBK·영풍 공개매수에 응하도록 기획된 꼼수라는 방증”이라며 “의결권을 최대한 확보해 적대적 M&A(인수·합병)를 막아낼 것”이라고 입장문을 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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