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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에서 미국인 남성이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되는 사건의 피해자가 유튜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아시아 전문 온라인 매체 넥스트샤크 등은 22일(현지시간) 엘리엇 오닐 이스트먼이 불과 몇 달 전 현지 여성과 결혼한 유튜버였다고 보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 등은 지난 17일 밤 필리핀 민다나오섬 잠보앙가 반도의 해안 도시 시부코시에서 미국인 남성 엘리엇 오닐 이스트먼(26)이 납치됐다고 보도했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은 치안이 열악한 곳으로 알려졌다.
신고는 그의 필리핀 장인이 했다.
장인에 따르면 검은 옷과 복면 차림에 M16 소총을 든 괴한 4명이 이스트먼의 집에 와서 자신들을 경찰관이라고 소개한 뒤 이스트먼을 끌고 가려고 했다.
이스트먼이 달아나려고 하자 일당은 그의 다리를 총으로 쐈고, 바닷가에 있던 보트를 타고 이스트먼과 함께 사라졌다.
경찰은 괴한들이 바다를 통해 더 남쪽으로 도망친 것으로 보고 쫓고 있으나 아직 체포하진 못했다.
매체 등에 따르면 이스트먼은 지난해 필리핀 무슬림 여성과 결혼해 지난 5월부터 이곳 자기 집에서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가 믿는 종교인 이슬람교로 개종도 했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자신이 현지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최초이자 유일한 외국인이라고 소개하면서 일상생활을 공유해왔다.
또 자신이 사는 민다나오섬 해안 지역이 외국인 여행자에게는 위험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민다나오섬 등 필리핀 남부는 이슬람 분리주의 반군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과 이슬람국가(IS) 계열 무장단체 아부 사야프 등의 거점으로 치안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2010년대에는 아부 사야프가 외국인을 납치해 몸값을 받아내거나 참수하는 등 범죄를 잇달아 저지른 바 있다.
현지 수사당국은 괴한들이 이스트먼의 몸값을 노리고 납치했을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공지를 내고 우리 국민의 주의를 요청했다.
대사관은 민다나오섬 남서쪽, 잠보앙가, 술루 제도 등 이 일대가 “이슬람 과격 테러 단체의 납치·폭파 등 위험이 상존하는 지역이며 특히 잠보앙가 지역 등은 한국인 여행금지 지역”이라고 경고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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