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등 국제사회 예의주시
“쿠르스크서 부대편제·현지적응 훈련”
10∼20대 초반 신병… 전투력 의구심
소통 문제 극복 못할 땐 효과 제한적
美매체 “러 공군기, 北관리 수송 정황”
北 최선희 방러… 외교대응 협의할듯
외교장관, 내주 EU고위대표와 회담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을 지원하고자 파병한 병력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지역에 도착하면서 전투 병력의 전선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국경 40∼64km 정도 떨어진 지역에 주둔 중이라고 전했다.
북한군의 전투력에 대한 관측은 엇갈리고 있다.
다만 1만여명의 병력이 접전 지역인 쿠르스크에 집중 투입된다면 우크라이나군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는 것에는 분석이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북한군이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싸우면 러시아는 본토 탈환에 투입할 예비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선에 보낼 수도 있다.
쿠르스크에 병력과 장비를 투입한 우크라이나는 전선에서 더 큰 압박을 받게 된다.
 | 러시아 독립 언론기관이라고 주장하는 '아스트라'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에 북한군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건물 외부에 서 있는 모습을 촬영해 게시했다.
연합뉴스, 아스트라(ASTRA) 텔레그램 채널 캡처 |
일각에선 10∼20대 초반의 신병일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총알받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북한의 징집 연령이 17∼25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투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언어의 장벽 문제와 더불어 북·러 간 전술적 교리의 차이 등을 빠른 시일 내 극복하지 못한다면 러시아군과의 연합작전은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이 29일 북한군 병력이송 사실을 재확인하며 러시아군이 북한군에게 러시아어 군사용어 100여개를 교육하고 있다는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북한군 편제에 따라 독립적인 작전을 하기보다는 러시아군에 배속된 형태로 작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국정원이 이날 진행한 비공개 국정감사 관련, 현황 브리핑에서 “북한군은 러시아가 준 군복과 무기, 체제에 소속된 것”이라며 북한의 파병을 ‘위장파병’이라고 규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위급 장성 일부가 전선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이런 간극을 좁히려는 차원이라는 의미라는 것이다.
이미 쿠르스크 지역에 분산배치된 북한군이 부대 편제와 현지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는 현지 매체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이 훈련을 위해 러시아 동부 지역에 약 1만명의 병력을 파견했으며, 향후 수 주간 우크라이나 가까이에서 러시아 병력을 증원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초 3000명을 추정치로 제시한 것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싱 부대변인은 또 “(북한군) 병력 중 일부는 이미 우크라이나 가까이로 이동했다”며 “러시아가 이 병력을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한 전투나 군사작전 지원에 활용할 의도가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에선 지난 8월부터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이날 러시아가 북한군 관리들을 공군기로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실어 나른 것으로 읽힐 수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항공기 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러시아 공군 여객기 일류신 Ⅱ-62M(등록번호 RA-86561)이 한국시간 27일 오전 9시쯤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나 북한 동해안으로 향한 이동 경로가 드러났다.
파병과 관련해 북한과 러시아가 공동 외교전을 고려하는 정황도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최선희 외무상이 러시아를 공식방문하기 위해 전날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에서 열린 국제회의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한 뒤 불과 한 달여 만에 다시 러시아를 방문하는 셈이다.
양측은 파병 관련 국제사회에 대한 외교적 대응을 협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공식방문’ 형태 방문이라고 밝힌 만큼 최 외무상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직접 면담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스크바 답방 문제를 협의할 가능성도 있다.
최 외무상은 1월 15∼17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초청으로 러시아를 ‘공식방문’ 형태로 찾아 외교회담, 푸틴 대통령 면담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왔다.
다만 이날 통신은 1월 공식방문 예고와 달리 초청 주체와 체류 기간을 밝히지 않았다.
북한군 파병이 조기 노출되면서 이번 방문이 급하게 추진됐을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 국감 출석한 조태용 국정원장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뒷줄 왼쪽부터 국정원 김남우 기조실장, 황원진 2차장, 조 원장, 윤오준 3차장. 국회사진기자단 |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예단하기 쉽지 않지만 러시아 파병 관련 세부 대응 조율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군사분야 협의가 있더라도 북한이나 러시아가 관련 내용을 공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 측도 외교적 논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다음 주중 방한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 한국 외교·안보 당국자들과 북한 파병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보렐 대표의 방한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 사실이 알려지기 전에 결정된 것으로, 이번에 고위대표급 전략대화를 거쳐 한국과 EU 간 안보·국방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전날 보도자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통화 사실을 전하며 양측이 파트너십의 임박한 출범을 환영했다고 밝혔다.
박수찬·김예진·정지혜 기자,?워싱턴=홍주형 특파원
|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
|
등록안내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