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빠른 판단, 예리한 눈, 민첩한 손가락'으로 '일당백' 역할을 해내고 있는 드론 조종사의 활약을 외신이 주목하고 나섰다.
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의 가장 치명적인 드론 조종사가 된 괴짜 게이머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공중 드론 조종사는 현대 전장에서 가장 치명적인 군인으로, 지난 세기의 기관총 사수나 저격수와 마찬가지이다"라며 활약 중인 우크라이나 드론 조종사들을 조명했다.

WSJ의 보도를 보면, 우크라이나군은 전선에 무인 지대를 만들어 러시아의 군대가 방어선을 넘지 못하게 막았다.
러시아군은 조금씩 전진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무인지대에 배치된 드론에 큰 손실을 봤다.
해당 드론의 조종사 중 한 명인 올렉산드로 다크노(29)는 최근 벌어진 전투에서도 폭탄 드론을 날려 러시아군에게 큰 피해를 줬다.

그는 약 1년 반 동안 홀로 300여 명의 러시아군을 해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라크전 당시 미군에서 가장 치명적인 저격수로 활약한 부사관 크리스 카일이 사살한 적군의 수보다 더 많은 숫자이다.
주목할 사실은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에는 다크노보다 적군을 더 많이 사살하는 성과를 낸 동료가 많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다크노는 어린 시절을 비디오 게임에 푹 빠져 보냈다고 말했다.
게임만 하며 괴짜 취급을 받던 그가 전쟁에서 맹활약하는 저격수로 거듭났다는 것이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군 편제에 드론 부대를 통합한 최초의 국가다.
지난해에는 손주만 6명을 둔 50대 할머니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드론 조종사로 입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들은 자체적인 기술 허브와 폭탄 제조 공장을 갖춰 원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빠르고 민첩하며 조종사가 실시간 화면을 보며 조종해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일인칭 시점 드론(FPV)은 현지 공장에서 매달 수만 대씩 생산되고 있다.

WSJ는 "드론 조종사는 매력적인 병과"라며, "보병과 같은 다른 역할에 비해 먼 곳에서 적군을 상대하기에 안정성이 뛰어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더 많은 수의 드론을 전장의 하늘에 띄울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드론 조종사의 숙련도와 기술 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의 포병과 탄약이 바닥을 드러내자 드론 전술에 더 많이 의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