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보행안전을 위협하는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서울시가 '킥보드 없는 거리' 지정에 나섰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전동킥보드 통행을 금지하는 '킥보드 없는 거리'를 지정한다. 전동킥보드 불법 주정차 신고가 접수되면 관할 공무원이 직접 견인하는 등 대응도 강화한다.

서울시는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급증과 과속·무단 방치 등으로 시민 보행안전을 위협하는 사례가 늘어나 이같은 강력 대응 조치를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전동킥보드 통행 사고 위험이 있는 도로 구간은 전동킥보드 통행금지 구간으로 지정한다. 올해 중으로 첫 구역을 지정한 뒤 시범운영을 거쳐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통행의 금지·제한 규정을 담은 도로교통법 6조를 활용해 서울시 개인형 이동장치 안전 증진 조례에 관련 내용을 담고, 서울경찰청과 협의해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전동킥보드 불법 주정차 신고가 접수되면 유예시간 없이 즉시 견인하기로 했다. 현재 민간 사업자의 자율 수거를 위해 3시간의 견인 유예시간을 주고 있는데, 시민의 보행 불편을 고려해 이달 계도기간을 거쳐 다음달 중 정식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관할 자치구 공무원의 '직접 견인'도 확대한다. 지난 9월 강남구에서 견인 전담 공무원을 채용해 직접 견인 제도로 전환한 결과, 더 효율적인 처리가 가능해졌다고 봤다. 이에 시는 자치구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타 자치구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대책은 시민 대다수가 전동킥보드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 시가 지난 9월 27일~30일 만 15~69세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개인형 이동장치(PM) 대시민 인식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79.2%가 전동킥보드로 불편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중 충돌 위험을 겪었다는 응답이 75.5%로 가장 많았으며, 보도주행, 무단방치, 과속운전 순이 뒤를 이었다.

또한 응답자의 93.5%가 전동킥보드 견인제도 강화에 찬성했으며, 주·정차 위반 전동킥보드를 즉시 견인해 달라는 응답도 85.5%에 달했다. 전동킥보드 통행금지 구역 지정을 찬성한다는 의견도 88.1%로 압도적이었다.

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국회와 정부 관련 부처에 전달하고 현재 입안된 '개인형 이동수단의 안전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다시 한번 촉구할 예정이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전동킥보드 위법운행, 불법 주·정차 등으로 시민들이 보행시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전동킥보드 운행과 관련된 법제도 개선부터 관리·대응방안까지 체계적으로 가동해 시민들의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