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일정과 현장 스케치
당국, ‘대선 불복 폭력’ 대비해 보안 격상
경합주 등 19곳 주방위군 배치·대기 조치
투·개표소에 금속 펜스·드론·저격수 배치
5일(현지시간) 막이 오른 미국 대선에서 첫 투표함을 연 곳은 뉴햄프셔주(州)의 산간마을 딕스빌 노치였다.
딕스빌 노치는 1960년 광산이 있던 시절, 일터로 나가기 전 빠르게 투표를 마치는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투표일 0시, 미국 전역에서 가장 빠른 투표를 시작한다.
딕스빌 노치의 개표 결과는 ‘수십 년 만의 혼전’이라는 이번 대선의 초박빙 승부를 다시 한 번 실감케 했다.
투표소인 발삼스 호텔에 설치된 집계판에는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가 3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똑같은 3표를 얻었다고 기록됐다.
 | 2024년 미국 대선이 시작된 5일(현지시각) '0시 투표'를 치른 뉴햄프셔 딕스빌 노치에서 투표 결과가 공개되고 있다.
AP뉴시스 |
딕스빌 노치의 전체 유권자 6명 중 4명은 공화당원이지만, 2020년 대선 당시에도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5표를 얻었다.
2016년에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7표 중 4표를 획득했다.
“일곱 살부터 공화당원”이었다는 주민 레스 오튼(75)은 CNN에 해리스에게 투표했다고 밝히며 “(미합중국) 충성의 맹세 어디에도 개인에 대한 충성을 서약한다는 내용은 없다.
그런데 트럼프는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하라 하고, 자기만 (우리나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그건 반민주적이다”라는 이유를 댔다.
딕스빌 노치에서 시작된 미국 대선 본투표는 25시간 동안 이어진다.
미 대륙이 워낙 드넓은 탓에 한 나라 안에서도 시차가 발생해 각기 투표 시작·마감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투표 마감 시간은 이날 오후 8시(한국시간 6일 오전 10시)이며, 가장 많은 선거인단(54명)을 보유한 캘리포니아의 마감 시간은 오후 11시다.
가장 마지막에 투표함을 닫는 곳은 알래스카다.
6일 오전 1시(한국시간 6일 오후 3시) 알래스카의 투표가 마감되면 길고 길었던 미국 대선 레이스도 막을 내린다.
본투표 당일 미국 곳곳에서 선거 당국과 주정부가 삼엄한 경계 태세에 들어가면서 ‘폭풍전야’의 긴장감도 연출됐다.
2021년 1·6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와 같은 대선 불복에 따른 폭력 소요가 일어날 것에 대비해 당국이 보안 조치를 이례적으로 격상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방위군을 배치했거나 대기시킨 주가 미 전역에서 19곳에 이르렀는데, 핵심 경합주로 꼽히는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 등 10개 주에서 주방위군이 사이버 보안 임무를 중심으로 한 활동을 시작했으며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등에서도 주방위군에 대기 명령이 내려졌다.
투·개표 시설의 보안 조치도 더욱 철저해졌다.
2020년 대선 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가 발생했던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개표소에는 금속 펜스가 설치됐으며, 애리조나주에서는 당국이 투표소에 드론과 저격수를 배치했다.
마찬가지로 4년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벌인 난동에 몸살을 앓았던 미시간주에서는 개표소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금속 탐지기를 도입했다.
이지안·윤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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