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아들 처벌 원치 않아”...법원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 | 클립아트코리아 |
도박자금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어머니를 폭행한 30대 아들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제3-3형사부(부장판사 정세진)는 존속폭행 및 재물은닉 혐의로 기소된 A씨(39)의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80시간의 사회봉사와 보호관찰도 그대로 명했다.
A씨는 지난해 3월6일 전북 익산시에 위치한 자택에서 어머니 B씨의 머리채를 잡아 넘어뜨리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도박자금으로 쓸 금전을 요구했지만 피해자가 이에 응하지 않자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B씨는 “차라리 네 손에 죽겠다”라거나 “이제 더는 돈 나올 곳이 없다”고 애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는 “돈 구해오기 전까지는 방 밖으로 못 나간다”며 모친의 머리와 손 등을 붙잡은 채 장롱에 부딪히게 하는 등 여러 차례 폭력을 가했다.
해당 과정에서 B씨가 차고 있던 시가 180만원 상당의 금목걸이가 끊어지자 이를 집어들고 밖으로 달아났다.
그는 ‘돈을 주면 금목걸이를 주겠다’고 협박하다가 어머니가 지속해서 애원하자 택배로 되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A씨는 2021년 11월에도 B씨에게 돈을 요구하며 비슷한 방식으로 폭행을 저질렀다.
그는 B씨와 같이 살면서 경제적으로 의존했으며 걸핏하면 도박자금으로 쓸 금전을 요구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도박자금을 사용할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수차례 돈을 요구하고 폭행해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피고인이 생활고를 겪던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은닉한 금목걸이를 반환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했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도 같았다.
B씨 역시 1심에서는 “아들과의 격리를 원한다”고 했으나 항소심에서 “아들이 처벌받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하는 게 타당하다”면서 “원심에서 피고인에게 유불리한 정상을 종합적으로 참작해 형을 정했으므로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gpy19@segye.com
|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
|
등록안내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