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9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70대가 운전하던 벤츠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행인 2명을 숨지게 한 교통사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운전자 A씨는 브레이크 페달 대신 가속페달을 계속 밟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사고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외뢰한 결과, 가속 및 제동 페달은 정상 작동했고, 제동 불능을 유발할 기계적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9월 12일 오후 1시11분쯤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구청 어귀삼거리 일방통행도로에서 벤츠 차량을 운전하다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와 정차돼 있던 트럭을 들이받아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가속페달을 밟았는지, 제동페달을 밟았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사고 직후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과 벤츠 차량의 행적을 확보하고, A씨를 상대로 음주 및 마약 간이 검사를 실시했다.
또 차량 결함 여부 등 명확한 사고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벤츠 차량과 블랙박스, CCTV 영상, A씨의 소변·혈액·운동화 등 확보한 증거물을 국과수에 보내 감정을 의뢰했다.
감정 결과 차량에 부착된 EDR(사고 데이터 기록장치) 기록엔 가속페달은 최대 100% 작동해 최고속도 121㎞/h로 확인됐으나, 제동페달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로등을 들이받은 뒤에도 계속 가속페달은 밟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사고 이전 벤츠 차량의 블랙박스에는 브레이크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급가속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1차 충격시점까지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사고 당시 음주나 약물을 투약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고, 당시 신고 있었던 운동화에서 페달 작동 상황을 추정할 만한 특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로부터 전달받은 감정 결과와 수사내용을 종합해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A씨가 고령에다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영장을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가 운전미숙으로 사고를 낸 것으로 결론내리고, 이번 주 안으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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