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가의 대표적 ‘백신 음모론자’로 꼽히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건복지부(HHS) 장관으로 지명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케네디 주니어를 HHS 장관으로 발표하게 돼 흥분된다”면서 “그는 HHS를 최고 기준 과학 연구의 전통과 투명성의 길잡이로 회복시켜 만성 질환 확산을 종식하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고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로이터연합뉴스 |
케네디 주니어는 미국 민주당의 정치 명문가인 케네디 가문의 일원으로 1963년 총격 피살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1968년 암살된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아들이다.
다만, 지난해 10월 줄곧 몸을 담아왔던 민주당을 탈당해 이번 대선에 무소속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다.
이어 지난 8월 출마를 접고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사실상 정치적으로 전향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케네디 주니어를 HHS 장관으로 지명함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 핵심 보직에 내정된 민주당 출신 인사는 국가정보국장(DNI)으로 지명된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에 이어 2명으로 늘었다.
케네디 주니어는 민주당 출신 인사임에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백신 사용이 자폐증 등을 유발한다고 주장하며 정치권을 상대로 백신 반대 로비 활동을 펼쳐오기도 했다.
역시 백신 음모론을 주장해온 트럼프 당선인과 이 부분에서 교감이 이루어지며 정치적 전향이 이루어졌다는 해석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케네디 주니어의 HHS 장관 지명은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의료 산업을 대개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트럼프 주니어를 지명하는 성명에서 “미국인들은 너무 오랫동안 공중 보건과 관련해 속임수, 잘못된 정보, 허위 정보에 관여한 산업 식품 단지와 제약회사들에 의해 짓밟혀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미국인의 안전과 건강은 어느 행정부에서도 제일 중요한 역할이며, HHS는 미국의 엄청난 건강 위기를 불러온 유해 화학 물질, 오염 물질, 살충제, 의약품, 식품 첨가물로부터 모든 이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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