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출범하는 2기 행정부 상무부 장관에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 겸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CEO)인 하워드 루트닉을 지명했다.
'관세 옹호론자'이자 대(對)중국 강경파인 루트닉은 트럼프 2기의 제조업 복원 및 대중 초고율 관세 부과, 첨단기술 통제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루트닉을 상무장관으로 공식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하워드 루트닉이 상무부 장관으로 내 행정부에 합류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그는 관세·무역 의제를 이끌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대한 추가적이고 직접적인 책임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루트닉은 뉴욕 출신으로 가상화폐에 친화적인 금융 자산가다.
트럼프 당선인의 거액 후원자로서 이번 대선 승리를 위해 그를 최전방에서 지원해왔다.
지난 2년간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에게 100만달러를 기부했고, 뉴욕 자택에서 1500만달러의 모금 행사를 주최하기도 했다.
관세 인상, 제조업 기반 강화 등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도 그간 적극적으로 옹호해 왔다.
루트닉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상무장관으로 지명되면서 내년 1월 정권 출범 후 미국 제조업 등 산업을 재건하고, 대중 무역전쟁의 전략 수립·집행에 있어 주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무부는 미 실물경제·무역정책을 수립, 시행한다.
트럼프 1기에서 상무부는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 통신기업인 화웨이의 미국 기술·소프트웨어(SW) 사용을 차단했다.
미·중 패권경쟁이 가열되면서 후임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무역 갈등을 넘어 대중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수출통제 조치까지 시행했는데 모두 상무부가 주도했다.
트럼프 2기에서는 대중 무역·기술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상무무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모든 수입품에 대해 보편관세 10%, 대중국 관세 60% 부과를 약속했는데 공약 시행 과정에서 USTR, 재무부 외에 상무부도 상당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월가 임원인 루트닉은 미국 산업을 진흥하는 한편,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러시아 등을 상대로 한 반도체 등 첨단기술 수출통제 조치를 감독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의 기술 붐을 억제하기 위해 더욱 강력한 조치를 계획하고 있다"며 "루트닉은 미국 무역정책을 입안하는 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트닉은 9·11 테러 극복의 상징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가 이끌던 캔터 피츠제럴드는 지난 2011년 9·11 테러 공격으로 무너졌던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빌딩에 입주해 있었고, 이로 인해 뉴욕 근무 직원 960명 중 친동생을 포함해 658명을 잃는 비극을 겪었다.
아들을 유치원에 등원시키고 출근하느라 화를 면했던 그는 회사가 문을 닫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회사를 다시 일으켜세웠다.
루트닉은 당초 헤지펀드 키 스퀘어 그룹 CEO인 스콧 베센트와 함께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정권 인수팀 내부에서 양측이 파벌 싸움을 벌이고, 이 같은 갈등이 외부로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군을 넓혀 재무장관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상황이다.
루트닉은 이 과정에서 재무장관 후보에서 멀어졌고 결국 상무장관에 낙점됐다.
베센트는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지명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현재 재무장관 후보로는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와 마크 로완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CEO 등이 거론된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 
등록안내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