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출범하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로부터 ‘관세 폭탄 위협’받은 멕시코 정부가 미국과 유화하는 움직임에 나섰다.
중국 전기자동차업체의 멕시코 투자 의향에 거리를 두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기 시작한 것이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 자동차 회사로부터 멕시코에 공장을 설치하겠다는 확실한 프로젝트 제안을 확인한 바 없다”며 “중국 전기차와 관련해 확정된 투자는 없다”고 말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이 업체명을 적시하지는 않았으나, 이는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에 대한 언급으로 보인다.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AFP연합뉴스 |
BYD는 북미 지역 자동차 생산기지로 부상한 멕시코에서 공장 부지를 물색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북부 국경지대 또는 중부 산업단지를 입지 후보로 삼고 주 정부 등과 계약 조건을 협상하기 위한 조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비야디 측은 “멕시코 공장 건설 과정에서는 멕시코 시장과 그 외 다른 (중남미) 국가 시장을 고려할 뿐 현재 미국에 진출할 계획은 없다”고 주장중이지만 업계에서는 BYD 멕시코 공장이 미국 시장을 겨냥한 전초 기지가 될 것이라고 예상 중이다.
이에 대해 셰인바움 대통령이 직접 한 발짝 물러서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이후 멕시코에 대한 25% ‘폭탄 관세’ 부과 가능성을 비롯해 역내 통상 환경이 급변할 조짐을 보이면서 BYD 공장 설립을 마냥 반기지는 못하는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미국·캐나다와 협정(USMCA)을 맺고 있기 때문에, 교역에 있어서 이들 국가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이것이 우리가 취한 접근방식이며, 이런 사실은 모든 사람에게 공개적으로 말해 왔다”고 강조했다.
 | |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AP연합뉴스 |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전날 통화한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관세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진 않았다”면서 “이주와 마약 펜타닐 밀매 등 현안을 이야기했고, 조만간 미국 총기가 멕시코 범죄조직으로 흘러들어가는 문제에 대해서도 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저와 트럼프 당선인은 양국 사이에 좋은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면서 “잠재적으로 관세 전쟁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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