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 된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해 수감 중인 30대 남성이 신생아 딸도 유기한 사실이 드러나 다시 처벌받았다.
부산지법 형사17단독 목명균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아동유기·방임)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의 아내에게는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 | 사진=연합뉴스 |
A씨 부부는 2017년 7월27일 부산에서 딸을 낳은 이틀 뒤 퇴원해 서울 한 교회 베이비박스에 딸을 몰래 두고 떠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제대로 양육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고, 베이비박스 관련 인터넷 기사를 보고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생후 2개월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2019년 징역 7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A씨는 딸을 유기한 뒤인 2018년 11월 아들을 또 낳았다.
2019년 1월18일 새벽엔 게임 중에 아들이 깨서 잠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뒤통수 등을 3대 때렸다.
이 때문에 아들은 뇌출혈로 숨졌다.
숨진 아들을 부검한 결과 갈비뼈 여러 곳에서 오래된 골절이 발견됐다.
A씨는 2018년 12월 말부터 2019년 1월 중순까지 하루 15시간 가까이 아들의 몸을 목욕타월로 묶는 등 학대했다.
이 학대행위가 갈비뼈 골절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원룸에서 컴퓨터 6대를 도원해 온라인 게임을 하고, 모은 아이템을 판매해 생계를 유지했다.
당시 3500만원 상당의 대출금을 갚지 못해 채권 추심업체로부터 강제집행 신청을 받았으며, 휴대전화나 가스요금도 제대로 내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 사정이 좋지 못했다.
그러던 중 아들이 태어났고, 게임을 하기 어려워지면서 수입이 절반으로 줄었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범행했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했다.
목명균 부장판사는 “A씨 등이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A씨의 권유로 아내가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남편 A씨의 경우 판결이 확정된 아동학대치사죄 판결과의 형평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 점, 유기된 피해 아동이 현재 입양돼 잘 지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부산=오성택·이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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