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남태평양 도서국을 순방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미국령 하와이와 괌을 경유한 점을 미국에 항의했다.
6일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대만 지도자인 라이칭더가 하와이와 괌을 경유하는 공식 왕래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일정을 안배했고 대만이 국제 공간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대만 독립 분열 활동을 돕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손상하고 대만 분리 독립 세력에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중국은 강한 불만을 표하고, 미국 측에 이미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나의 중국 원칙은 미·중 관계의 정치적 기초이자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이라면서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의 첫 번째 넘어서는 안 되는 레드라인"이라고 짚었다. 또한 미국을 향해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3개 공동성명을 준수하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미국 지도자들의 약속을 이행하며, 미국과 대만의 공식 왕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라이 총통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지난달 30일 태평양 도서국인 마셜제도·투발루·팔라우를 방문하는 6박7일 간의 순방길에 올랐다. 중국의 압박으로 외교 무대가 극히 제한된 대만은 총통의 미국 경유를 미국과의 관계를 직접 다질 수 있는 계기로 삼아왔는데, 중국은 이때마다 무력 시위를 펼치며 반발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