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승객들에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는 민폐족이 있다. 문이 닫히는 순간에도 지하철을 타려고 승차하는 것부터 불필요한 시비와 싸움을 거는 사람, 아무 이유없이 지하철 문을 막는 사람, 특정목적으로 시위를 벌여 지각하게 만드는 등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8일 일본 현대비즈니스는 야메루나씨라고만 소개된 현직 철도회사 직원이 전한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는 민폐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민폐 중 하나는 이른바 시비와 싸움이다. 일본에서는 과거 고도성장기를 지낸 중년남성을 일본전통기업(JTC·Japan Traditional Company)아저씨 즉 ‘JTC아저씨’라고 부른다. 고지식한 중년아재로 해석하면 된다. 이들 중 일부는 배려심이 부족해 지하철에서 사소한 말다툼과 시비를 종종 벌인다. 싸우려면 지하철 밖에 나가 싸우면 되는데 나가라고 해도 안나가고 지하철 안에서 싸운다. 결국 지하철을 세우고 이들을 만류하거나 내보내는데 시간이 소비된다. 일부러 러시아워에 지하철 문이 닫히는 순간 물건을 문에 데 문이 닫혔다가 열렸다가를 반복하게 만드는 민폐족도 있다.
또 다른 사례는 커플의 민폐 행위다. 민폐커플은 지하철 문이 닫혀도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전철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문이 닫힙니다. 전철에서 떨어져 주십시오"라는 방송이 나와도 플랫폼에서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스크린도어가 있는 우리와는 다른 풍경이다. 기고자는 "한때 드라마나 만화에서 묘사된 낭만적인 이별은 다른 승객들에게는 큰 민폐다. 절대 삼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막차 뛰어들기는 인명 사고에 이어 열차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열차가 지연되는 경우, 그 원인은 대부분 막차 뛰어들기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야메루나씨의 한 선배는 폭우가 내리던 날 지하철 운행을 맡았다가 막차 시간 문이 닫히기 직전에 뛰어든 60대 후반 남성을 보지 못했다. 문에 사람이나 물건이 끼이면 센서가 작동해 열차가 출발하지 못한다. 그런데 우산 끝이나 가방 같은 얇은 물건은 센서가 작동하지 않아 열차가 그대로 출발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도 바로 그 상황이 발생했다. 남성의 우산 끝이 문에 끼었고, 이를 빼려고 했지만 빠지지 않았다. 승무원은 악천후로 인해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발차 신호를 기관사에게 보내버렸다.
결국 남성은 열차에 10m 정도 끌려갔다. 상황을 눈치챈 다른 승객이 비상버튼을 눌러 사망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노년 남성을 구하느라 열차는 1시간 가량 지연됐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