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내란·탄핵 정국에서 한국 시민들의 시위 문화와 관련해 외신이 연이어 보도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10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을 인용해 시민들이 K팝 팬들의 필수 아이템이었던 야광 응원봉을 흔들면서 최신 가요를 함께 부르는 모습을 보도했다.
매체는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진지한 시위 현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외 주요 외신은 이날 'K-팝 야광 응원봉이 한국의 탄핵 요구 시위에서 불타오르다'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를 보도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시위에 들고나온 응원봉이 기존의 촛불을 대체하며 비폭력과 연대의 상징으로 떠올랐다"면서 서울의 한 시위에서 인기 걸그룹 에스파의 '위플래시'의 비트에 맞춰 시민들이 "탄핵, 탄핵, 윤석열!"을 외쳤다고 소개했다.
시위에 참여한 신재윤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집회 참여는 고통을 수반하는 행위라면서 "오랜 시간 희망을 잃지 않고 고통을 견디기 위해선 즐길 거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박자와 음정을 맞춰가며 소위 '떼창'을 하며 응원봉을 흔드는 영상과 사진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보이그룹 에이티즈(ATEEZ)의 팬이라고 밝힌 시위 참가자 이슬기(36) 씨는 "예전의 집회들은 조금 폭력적이라서 겁도 났지만, 응원봉과 K팝이 (집회 참가의) 장벽을 낮춰줬다"고 말했다.
매체들은 K팝 응원봉을 관심 있게 보도했다.
특히 블룸버그는 K팝의 흥겨운 정취가 최근 한국의 정치적 혼란상을 가려주고는 있지만, 시위 참가자들이 현 상황을 가볍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역시 '한국, 변하는 시위 풍경'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7일 국회 앞 시위 상황을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들어간 축제의 북적임을 보여주면서도 (시위가) 질서정연했다"고 소개했다.
BBC는 지난 8일 "(집회) 주최 측이 K팝을 틀자 군중들이 춤추고 노래하며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흔들기 시작했다"면서 "일부는 그룹 소녀시대의 노래에 맞춰 파도타기를 했다"며 "갑자기 집회가 즐거운 팝 콘서트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 
등록안내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