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초로 600조원대 자산가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운동을 전방위로 도왔던 머스크가 차기 행정부의 실세로 떠오른 가운데 정책적 지원 기대에 힘입어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는 등 머스크의 기업들의 가치가 오른 영향이다.
11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의 순자산은 전날 대비 500억달러 늘어난 4470억달러(약 639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순위에서 2위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전날 기준 2440억달러)와 2배 가까이 차이나는 수치다.
블룸버그는 “트럼프가 지난달 대통령에 당선된 후 머스크의 자산은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의 기록을 깼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보유 중인 순자산가치로 4000억달러를 넘어선 역사상 첫 번째 인물이 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2만선을 돌파했다. 나스닥 지수가 2만선을 넘어선 것은 1971년 지수 출범 이후 처음이다.
테슬라는 전 거래일 대비 5.93% 급등한 주당 424.77달러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종전 2021년 11월4일 기록한 최고치(409.97달러)를 훌쩍 뛰어 넘은 것이다. 테슬라의 시장 가치는 올해 들어 약 71% 상승했다. 이런 상승의 대부분은 지난달 초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나타났다. 대선일이었던 지난달 5일의 251.44달러 대비 약 69% 상승한 수준이다.
머스크가 기존 연방정부의 지출 삭감과 규제 철폐 방안을 제시하는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 수장으로 임명되면서 테슬라의 자율주행차 사업에 관한 규제가 대폭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계속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모건스탠리의 조너스는 “머스크의 정치권 진입은 테슬라의 펀더멘털 전망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생각을 확장시켰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머스크의 비상장 우주기업 스페이스X 기업가치 상승분도 반영됐다. 스페이스X는 최근 내부자 주식 매각에서 기업가치를 3500억달러(약 501조원)로 평가됐고, 이에 따라 머스크의 순자산은 580억달러 늘었다.
스페이스X의 경우 미국 정부와의 계약, 프로젝트로 대부분의 수익을 거두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에서 더 많은 지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트럼프는 선거 유세에서 화성에 우주비행사를 보내겠다는 머스크의 계획을 높이 평가하면서 대선 이후인 지난달 19일 텍사스주에서 열린 스페이스X의 발사 행사에 머스크와 함께 참석했다.
머스크가 설립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의 평가 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xAI의 기업가치는 지난달 중순 자금조달 펀딩에서 500억달러(약 71조5750억원) 수준으로 평가돼 지난 5월 펀딩(240억달러) 때와 비교하면 6개월 만에 2배 넘게 증가했다고 미 경제매체 CNBC 등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