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수수색으로 ‘눈밖’… 사임 압박 임기 2년여 남아… 정치중립 퇴색 지적 일어 케네디 주니어, 며느리 CIA부국장 천거 수사·정보기관 인사 논란 불가피 전망
크리스토퍼 레이(사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이전 사임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행정부의 FBI에 대한 정치 중립 의무 침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레이 국장은 이날 FBI 직원들과의 면담 행사에서 “수주간의 숙고 끝에, 내년 1월 현 행정부가 끝날 때까지 일하고 물러나는 것이 FBI에 옳은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 집권 1기 때인 2017년 8월 취임한 레이 국장은 아직 10년 임기가 2년여 남아 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달 30일 ‘충성파’인 캐시 파텔 전 국방장관 대행 비서실장을 차기 FBI 국장으로 기용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트럼프로부터 사실상의 ‘불신임’ 통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이번 레이 국장의 사임은 자진 사퇴 형식을 취하더라도 사실상 트럼프 당선인의 압박에 따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레이 국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1차 임기 종료 후 기밀자료 반출 및 불법 보관혐의에 대한 수사에서 FBI가 트럼프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를 압수수색한 일을 계기로 트럼프의 눈 밖에 났다는 것이 정설이다. 레이 국장이 임기를 남긴 상황에서 물러나면서 FBI 국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임기를 10년으로 정한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때에도 임기가 남아 있는 FBI 국장을 해임한 전력이 있다. 취임 첫해인 2017년 ‘충성 맹세’ 요구를 거부한 제임스 코미 당시 국장을 해임한 뒤 대행 체제를 거쳐 새 국장을 임명한 것이다. 이때 지명된 인물이 레이 현 국장이다. 한편 미국의 또 다른 중요 수사·정보기관인 중앙정보국(CIA)도 인사문제로 몸살을 앓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대선 레이스를 사퇴하며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해 당선의 일등공신 중 하나가 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가 CIA 요원 출신의 며느리 애머릴리스 폭스를 CIA 부국장 자리에 천거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인 케네디 주니어 지명자는 나란히 암살로 세상을 뜬 큰아버지와 부친 로버트 F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암살에 CIA가 관여했다는 음모론을 신봉하고 있다. 며느리를 CIA 부국장으로 밀고 있는 이유도 이 같은 음모론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공화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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