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야구, 게임만 '스포츠'가 되는 게 아니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선 마이크로소프트(MS) '엑셀' 프로그램 세계 챔피언십 대회가 열려 한 캐나다인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 경기에선 전 세계 최고의 엑셀, 파워포인트 사용자들이 모여 자신의 노하우를 뽐낸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컴퓨터 전문 매체 'PC월드'는 2024년 MS 엑셀 세계 챔피언십 결승전 끝에 캐나다 출신 마이클 자먼이 우승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엑셀 챔피언십은 라스베이거스에서 1주일 동안 개최됐다.
'수염 난 캐나다인'으로 불리는 자먼은 현재 금융 기업에서 근무 중인 사무직으로, 투자 결정에 도움을 주는 리스크 모델을 계산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자먼은 우승컵과 함께 5000달러(약 715만원) 가치의 수표를 받았다고 한다.
이번 경기에서 자먼은 11명의 결승 진출자들과 함께 숨 막히는(?) 경기를 펼쳤다. 경기 주제는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다. 정확히는, 해당 게임을 가장 효율적으로 플레이하는 방법을 '최적화'하는 게 골자다.
결승 진출자들은 게임 캐릭터의 무기나 게임 화폐, 경험치 등 통계 자료를 받아 이를 어떻게 활용하면 가장 먼저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는지 따졌다. 이 과정에서 엑셀 등 MS 오피스 프로그램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활용하는지가 심사 포인트였다.
대회 참가자는 물론, 관중들과 심사위원들 모두 웅장한 배경 음악이 깔린 경기장에서 엑셀, 파워포인트 등 프로그램에 숫자가 빼곡히 들어서는 걸 진지한 표정으로 주시했다고 한다. 참고로 이번 결승전은 무려 7시간 동안 진행됐다.
또한 대회 참가자들은 경기 과제를 푸는 동시에 심사위원들로부터 '괴짜같은' 질문도 받아야 했다. 예를 들어 "특정 알파벳이 엑셀 안에 얼마나 들어갔는지 추적하려면 어떤 함수를 써야 할까요" 같은 돌발 퀴즈가 나와 선수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이 모든 역경을 헤치고 마침내 우승컵을 거머쥔 자먼은 "3년간 (엑셀을) 훈련해 왔다"며 "그 모든 시간이 드디어 결실로 나타났다"고 감격에 가득 찬 소감을 전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