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크리스마스 선물·케이크를 사거나 가족·연인·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데 필요한 비용이 상승 중이다.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장난감의 가격대는 10만원대에 육박하고 '어드벤트 캘린더' 등 크리스마스 한정 상품의 가격은 몇 년 사이 41% 이상 치솟았다. 국내에서 '가장 비싼 크리스마스 케이크'로 꼽혔던 케이크 가격도 올해 33% 인상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이들을 위한 '산타할아버지 선물'을 준비해야 하는 부모들의 고민이 깊다. 7세 아이를 키우는 직장인 김현경씨(39)는 "크리스마스 전부터 아이가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어떤 장난감 사줬으면 좋겠다'고 말을 한다. 애들도 눈이 있어서 비싼 걸 좋아하는데 고른 선물이 10만원대라 걱정"이라면서 "또 유치원, 학원에서 크리스마스 파티할 때 아이에게 줄 선물을 미리 보내라고 하는데 올해도 크리스마스 선물에 쓰는 돈만 20만원이 넘을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네이버 쇼핑·이마트몰의 판매량 상위권에 있는 장난감들의 가격은 10만원에 육박한다. 장난감 중 인기 모델인 캐치티니핑 슈팅스타팩트는 9만3900원, 새콤달콤 티니핑 마법 궁전은 8만8000원이다. 또 영유아들을 위한 레고 듀플로 화물열차의 판매가격은 15만2900원, 증기기관차는 8만9900원이다.
각종 모임과 회식이 많은 연말엔 부쩍 높아진 외식비도 부담이다. 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전기·수도료 등이 오르면서 외식비는 나날이 상승하고 있다. 특히 크리스마스 기간 호텔 뷔페 이용료는 20만원을 넘겼다. 서울신라호텔 '더 파크뷰'의 성인 1인(12월20일~31일 기준) 저녁 뷔페 이용료는 21만5000원으로 11월 19만2000원에서 12% 올랐다. 롯데호텔의 '라세느' 경우 저녁과 주말·공휴일 가격(12월20일~31일 기준)은 21만5000원으로 지난달 19만원에서 13% 인상됐다.
크리스마스까지 매일 열어보는 '어드벤트 캘린더'…3년 새 41%↑
크리스마스 전후 '크리스마스 마케팅'도 활발해진다. 크리스마스라는 테마를 활용해 상품을 출시하고, '한정판' 제품임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식이다.
스타벅스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신규 음료와 홀케이크를 출시하고 있는데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더블 에스프레소 크림 라떼, 논알코올 홀리데이 패션 티 뱅쇼, 스타벅스 클래식 밀크티 등을 올해 재출시했다. 또 12월20일~12월25일 5일간 테이블보, 플레이트, 토퍼 등으로 구성된 홀리데이 파티팩을 판매한다. 공차도 '진저브레드맨 보틀 음료' 4종 등 연말 시즌 한정 메뉴를 출시했다.
크리스마스 어드벤트 캘린더 역시 대표적인 한정판 상품이다. 어드벤트 캘린더는 1~24일 약 24일간 매일 뜯어볼 수 있는 선물이 담긴 달력으로 원래 기독교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어드벤트 기간(크리스마스 맞이를 준비하는 4주)에 매일 성경 구절을 읽거나 기도를 하는 등 신앙적인 의미로 쓰였다.
최근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에 한 개씩 선물 뜯는 재미로 구매하는 이들도 많다. 화장품 브랜드는 핸드크림, 폼클렌저, 비누, 로션 등 작은 사이즈의 제품을 넣고 식품 브랜드는 초콜릿, 과자, 사탕 등 선물 달력을 구성하는 식이다.
하지만 물가가 오르며 어드벤트 캘린더 가격이 크게 올랐다. 매년 사랑받고 있는 록시땅의 어드벤트 캘린더는 2016년 첫 출시된 해 6만8000원에서 올해 클래식 버전은 9만1000원, 프리미엄은 17만원이다. 영국 뷰티 브랜드 캐스키드슨의 어드벤트 캘린더도 2021년 3만1900원에서 올해 4만5000원으로 3년 만에 41% 가격이 뛰었다.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마찬가지다. 스타벅스 홀케이크 가격은 지난해 종류별 3만5000원~5만9000원이었지만, 올해는 3만6000원~8만9000원으로 케이크의 하단·상단 가격이 각각 2.9%, 50.8% 비싸졌다. 국내에서 '가장 비싼 크리스마스 케이크'의 가격도 올해 최고가를 경신했다. 신라호텔 케이크인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는 지난해 30만원에서 올해 40만원으로 10만원 이상 가격이 올랐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