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이 될 것 같습니다. ”
1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에서 만난 박상현씨(20)는 “국회 앞에서 국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오래간만에 공동체 의식을 느낄 수 있어 좋다”며 “'12·3 비상계엄 사태'를 보면서 권위주의가 완전히 없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이것은 정말 아니지 않나 싶었다”고 밝혔다.
정현우씨(24)는 “이번 계엄령이 발표되고 나서 사람들이 모일 때마다 얘기했다.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데 거리낌 없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재표결을 앞두고 여의도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20만명이 모인 상태다. 이곳에선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정은지씨(34)는 “집회에 직접 와본 적이 없고 처음에는 좀 무서웠다. 솔직히 나와서 보니까 다들 너무 질서 있고 좋다”며 “오늘 무조건 탄핵 돼야 한다. 저희는 될 때까지 거리에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장에는 아이돌 응원봉을 든 사람들이 많았다. ‘아이돌그룹 NCT’ 응원봉을 들고나온 김가현씨(20)는 “대통령을 탄핵하려고 나왔다”며 “저희 응원봉은 '꺼지지 않는 불빛'이란 상징성이 있다. 다른 아이돌 가수 응원봉보다 불빛이 가장 밝아서 지금 아주 유용하다”고 밝혔다. 송민영씨(22)는 “민주주의는 국민들이 자유롭게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사회가 너무 어지럽다. 빨리 평화로워져서 콘서트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판다덕후’, ‘햄버거사랑’ 등 깃발연대들도 등장했다. ‘지중해판다패권주의자연합’ 깃발을 들고나온 이은애씨(39)는 “저는 그냥 판다 덕후다. 집에서 판다 유튜브 보면서 편하게 있고 싶다. 그런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이 상황이 화가 난다. 보통 사람들이 봐도 말이 안 된다. 집회가 재밌는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다양한 곳에서 와서 얘기하니까 즐겁다”고 밝혔다.
‘햄버거 사랑 동호회’ 깃발을 든 남모씨(27)는 “햄버거를 평소에 정말 좋아한다. 먹을 때마다 맛있는 것을 찾는다.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는 맥도날드다. 친구들이랑 같이 디자인해서 만들었다”며 “계엄령 당시에는 거짓말인 줄 알았다. 정말 말도 못 하게 불안했고 무서웠다”고 회고했다.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 깃발을 만든 김예원씨(22)는 “소설에 있는 문구를 따와서 깃발을 제작했다. 지금 딱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했다”며 “지난주에 탄핵이 될 줄 알았는데 안 돼서 직접 외치러 나왔다. 자유민주주의가 보장되는 대한민국이 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현업 언론인들은 이날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윤석열 탄핵 촉구 범언론인 결의대회’를 열고 “국회는 윤석열 탄핵안을 반드시 가결하라. 국회의원 전원은 탄핵안 표결에 동참하라”며 “거리를 뒤덮은 국민의 분노는 의사당 안에서 헌법과 법률을 구현함으로써 해소돼야 한다. 리는 이번 탄핵안 표결에 불참하는 국회의원들을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의 적으로 간주할 것이며 국민과 함께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국선언은 바른지역언론연대·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한국방송촬영인연합회·한국사진기자협회·한국아나운서연합회·한국여성기자협회·한국영상기자협회·한국영상편집기자협회·한국조사기자협회·한국편집기자협회·한국PD연합회 주도로 총 언론사 297개와 현업 언론인 4164명이 참여했다. 시국선언문은 기자협회보 호외, 경향신문 토요특별판, 한겨레신문 호외 등에 실렸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