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올해 선거 자금 2억7700만달러(약 4000억원)를 후원해 대선 이후 1700억달러(약 244조원) 규모의 순자산 증가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투자 수익률'로 보면 613배에 이른다.
15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를 인용해 세계 부호 1위인 머스크 CEO의 자산이 지난 13일 기준 4420억달러(약 635조원)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머스크 CEO의 자산이 테슬라 등 주가 상승으로 올 들어서만 2000억달러(약 287조원) 증가했다고 짚었다. 이 가운데 지난달 5일 미 대선 이후 약 40일 동안 불어난 금액만 1700억달러로, 올해 전체 자산 증가분의 85%에 달했다. 머스크 CEO가 트럼프 당선인에게 투입한 선거 자금은 2억7700만달러로, 대선일 이후 자산 증가분을 따지면 수익률이 613배에 달하는 셈이다. 당장 테슬라 주가만 봐도 미 대선 당일 251.44달러(종가)에서 지난 13일 436.23달러로 무려 73% 치솟았다.
트럼프의 '퍼스트 버디'로 불리며 최측근으로 부상한 머스크 CEO의 투자 수익률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는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으로 지명됐고, 인사에도 깊숙이 관여하는 상황이다. 특히 머스크 CEO가 사활을 걸고 있는 자율주행차 규제 완화를 트럼프 당선인이 적극 검토하면서 앞으로 테슬라 주가는 더욱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투자회사인 딥워터 에셋 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 매니징 파트너는 "머스크는 위험을 무릅쓰고 크게 베팅했다"며 "결국 그는 옳았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두 남자의 브로맨스가 전개되고 있다"며 "머스크가 트럼프의 충성스러운 정치적 동맹이 되면서 머스크 기업 제국은 트럼프가 약속한 규제완화 등의 정책으로 직접적인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정부효율부 수장으로서 자신의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만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