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위 전자배당으로 주심 선정 헌재 내부규정에도 비공개 원칙 수명재판관 이미선·정형식 지정
헌법재판소가 1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주심 재판관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주심 이름을 공개했다가 발생한 각종 부작용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모습. 연합뉴스 | 헌재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주심이던 강일원 재판관 집무실로 항의 등 각종 전화가 빗발치면서 업무에 상당한 차질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탄핵을 두고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이 거세게 충돌하면서 주심 재판관에 대한 신변 위협 사태까지 벌어졌다. 탄핵 인용 결정 이후에도 반대 측 일부의 신변 위협 때문에 강 재판관 자택 인근에 경찰이 배치되는 일도 있었다. 주심 재판관은 변론 준비와 심리 과정을 계획하고, 결정문 초안을 주도적으로 작성하는 역할을 한다. 헌재는 내부 규정을 통해 주심 재판관을 원칙적으로 비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헌재 결정문에도 대법원 판결문과 달리 주심 표기를 하지 않는다. 다만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선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주심을 공개한 바 있다. 주심 선정은 헌재 배당 내규에 따라 심판지원실장이 담당하는데 컴퓨터를 활용한 무작위 전자배당으로 정해진다. 이렇게 선정된 결과는 이날 오전 재판관 회의가 열리던 도중 재판관들에게 보고됐다. 재판관들은 이날 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벌어진 문제점 등을 공유하며 이번 탄핵심판의 주심 이름을 비공개로 하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 이미선 헌법재판관(왼쪽), 정형식 헌법재판관. 뉴스1, 연합뉴스 | 준비절차 진행을 담당하는 수명재판관(전담재판관) 2명은 이미선·정형식 재판관이 지정됐다. 두 재판관 모두 판사 출신이다. 이 재판관은 진보 성향, 정 재판관은 보수 성향으로 각각 평가된다. 정 재판관은 현 재판관 가운데 유일하게 윤 대통령이 지목했다. 수명재판관은 오는 27일 열리는 첫 변론준비기일을 주재하면서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 사건의 쟁점을 정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앞서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엔 주심인 강 재판관과 이정미·이진성 재판관 등 3명이 수명재판관으로서 변론준비절차를 진행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때는 비교적 쟁점이 적고 단순해 준비절차 없이 곧바로 변론기일에 들어갔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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