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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밀 쥐락펴락… ‘무법 머스크’ 우려 확산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4-12-18 19:12:35
美 국방부 등 보안 규정 위반 조사
스페이스X 운영하며 국가기밀 취급
수년간 사생활 등 보고 규정 안 지켜
외국 정상과 잦은 만남도 불안 키워
이스라엘 등 9개국도 보안문제 지적
“정부효율부 수장, 이해충돌 일으켜”
상원서 공직자 윤리기준 적용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트럼프 2기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평소에도 거침없는 언행을 일삼아온 그가 국가기밀 유출 등 보안 규정을 개의치 않고 위반하는 ‘무법자’로 군림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자택서 영국 정재계 인사들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트럼프 2기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운데)가 17일(현지시간) ‘영국판 트럼프’로 불리는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오른쪽)와 영국의 부동산 재벌이자 영국개혁당 재무 담당 닉 캔디와 함께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초상화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나이절 패라지 엑스 캡처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감찰관실과 안보차관실, 공군은 현재 각각 머스크 CEO의 국가기밀 보안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운영하는 머스크 CEO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과 협력하고 있어 첨단 군사 기술과 같은 1급 국가기밀 접근권을 갖고 있는데, 이에 따라 자신의 사생활과 해외여행에 관한 정보를 국방부에 알려야 하는 규정을 2021년부터 여러 차례 어기며 이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 CEO의 국가기밀 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이전부터 제기돼왔다.
머스크 CEO가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외국 정상들과 잦은 만남을 가진다는 점이 우려를 더욱 키웠다.
머스크 CEO는 이날도 ‘영국의 트럼프’로 불리는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의 트럼프 당선인 자택에서 회동했다.

지난달 미국 상원 군사·외교위원회 소속의 진 섀힌 상원의원(뉴햄프셔)은 공군과 국방부에 머스크 CEO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외국 지도자들과 부적절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는지 조사해달라고 요청했고, 지난 3년간 유럽과 중동 내 9개국이 미국 국방부와의 회의에서 머스크 CEO의 보안 문제를 지적했다고 NYT는 전했다.
특히 지난해 초 이스라엘은 스페이스X의 인공위성 통신 서비스 ‘스타링크’ 도입을 논의하며 머스크 CEO를 ‘와일드카드’로 지칭, 그가 이스라엘의 민감한 정보를 유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

심지어 스페이스X 내부에서도 같은 우려가 제기됐으나 회사는 이러한 의견을 묵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영국 타임스에 따르면 스페이스X에서 보안 업무를 맡았던 육군 간부 출신 코디 밀러는 고위 경영진에게 이메일을 보내 회사가 준수해야 할 정부 규정을 “선택적으로 지키고 있다”고 비판했는데, 메일을 보낸 당일 인사팀에서 바로 퇴사를 종용해 결국 사임했다.
밀러는 스페이스X에 대해 “(위법행위가) 적발될 때까지 밀어붙이자는 사고방식을 가진 회사”라고 비난했다.

국방부와 공군의 조사 역시 흐지부지될 수 있다고 NYT는 전망했다.
머스크 CEO가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게 됨에 따라 ‘살아 있는 권력’인 그에 대한 조사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머스크 CEO는 정부효율부 수장으로서 연방정부 부처 예산을 삭감하고 각종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국방부 관리들은 “지도부가 머스크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이 문제(보안 규정 위반)에 대해 논의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NYT에 전했다.

머스크 CEO가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사익 추구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트럼프 당선인의 인수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머스크가 맡은 ‘비공식 공동 대통령’(정부효율부 수장) 역할은 그의 사익과 엄청난 이해충돌을 일으킨다”며 정부효율부가 대통령 자문기구임에 따라 그가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공직자와) 같은 수준의 윤리 기준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머스크 CEO가 정부효율부를 통해 자신이 운영하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뉴럴링크 등 6개 사업체를 향한 정부 기관의 각종 규제를 완화할 것이란 관측에 기반한 것이다.
실제로 로이터통신은 지난주 트럼프 인수팀이 테슬라가 반대하는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자동차 충돌 사고 보고 의무’ 규정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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