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 전북대 교수 신간 펴내
주검 이야기 통해 교훈 전해
“잘 살고 싶다면 죽음을 배워야 합니다.
죽음의 의미를 이해하면, 비로소 삶이 보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
전북대학교 법의학교실 이호(58·사진) 교수는 18일 저서 ‘살아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을 펴낸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1989년 조선대 학생이었던 이철규 열사 의문사 사건 충격으로 법의학을 공부해 ‘전북 1호’ 법의학자로서 외길을 걷고 있다.
그는 “직업 특성상 언제나 누군가의 마지막을 함께하고 매일 죽음을 만나지만,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라며 “죽음에서 배우는 삶은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과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살아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은 사랑했던 사람을 잃은 가족의 슬픔, 예상치 못한 이별의 무게, 피할 수 있었던 죽음 등 그 누구든 마주할 삶의 마지막을 섬세한 통찰로 풀어내며 삶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부검실에서 만난 주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교훈과 메시지도 전한다.
이 교수는 “삶의 마지막에서야 비로소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법의학자이지만, 단순히 죽음을 기술적으로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발견한 인생의 진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다운 존엄을 지키고자 노력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동 학대 피해자의 부검을 통해 밝혀진 새로운 진실, 사고로 생을 마감한 이들의 마지막을 기록하며 남겨진 가족들의 슬픔을 위로하는 과정 등 법의학자가 경험한 가슴 먹먹한 순간들도 담았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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