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영국 총리실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동맹국들이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우크라이나와 함께 서고 우크라이나가 가능한 가장 강한 위치를 확보하도록 할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또한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보 보장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내년 1월 취임을 앞둔 트럼프 당선인은 그간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하며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주장해왔다. 반면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영국과 미국에서 지원받은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조 바이든 행정부를 설득해온 인물 중 한명이다.
영국 총리실은 스타머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이 "가깝고 역사적인 영미 관계를 강화하려는 공동의 포부에 동의했다"며 "국제 안보, 경제 성장과 번영 구현을 비롯한 공유된 우선순위에 협력을 기대했다"고 밝혔다. 또한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두 사람이 만나기를 기대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아이뉴스를 비롯한 언론들은 이르면 내년 2월 스타머 총리가 미국을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 간의 통화는 지난달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내각 임명 등을 축하하는 것으로 통화를 시작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이달 초 프랑스 파리에서 윌리엄 왕세자와의 만남을 언급하며 화답했다.
폴리티코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이날 통화가 스타머 총리의 정적인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가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해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로 등극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직후라는 점도 주목했다. 우익 포퓰리즘 성향의 패라지 대표는 '영국의 트럼프'로 불리는 인물이다. 이후 패라지 대표는 일간 텔레그래프 기고에서 미국인인 머스크 CEO가 영국개혁당에 기부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영국 선거관리위원회는 스타머 내각이 외국의 간섭에서 선거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정치 기부에 대한 규칙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간 가디언은 "머스크의 영국개혁당 기부를 둘러싸고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러한 조치가 논의되고 있다"면서 이 경우 머스크 CEO가 엑스(X·옛 트위터)의 영국지사를 통해 기부할 수 있는 금액의 상한이 정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입법 등이 필요해 2026년까지 반영이 어려울 것이라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