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학대 알고도 방치…30대 엄마도 "방임한 적 없다" 주장
 | 인천 남동구 자택에서 생후 57일 된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26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미추홀구 인천지법 영장실질심사장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2023.07.26. 뉴시스 |
생후 2개월 된 아들을 때려 두개골 골절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아버지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손승범) 심리로 19일 열린 첫 재판에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친부 A(29)씨는 "피해아동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A씨의 변호인도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입장"이라며 "피고인은 화가 나 아들의 머리와 얼굴을 때리거나 다리를 잡아 비트는 등 여러 차례 폭행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함께 기소된 A씨의 아내 B(31)씨에 대해서도 "공소사실을 부인한다"며 "피고인은 아들을 방임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중순 인천시 남동구 자택에서 생후 57일 된 아들 C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 B씨는 같은 기간 학대에 노출된 C군을 A씨와 분리해 치료받게 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7월 24일 오전 6시 16분쯤 "아이가 구토를 한다"며 A씨는 119에 신고했고, 병원 측은 C군의 상해 정도를 고려해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면서 112에 신고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에게서 폭행당한 C군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다가 다음날 낮 12시 48분쯤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사망 직전 C군은 뇌출혈(경막하출혈) 증상에 머리뼈와 왼쪽 허벅지 뼈가 부러진 상태였다.
당초 경찰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A씨를 긴급체포했다가 C군이 사망하자 A씨의 죄명을 아동학대치사로 변경했다.
A씨는 C군의 양육을 전담하면서 C군이 울고 보채는 것에 스트레스받던 중 C군의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리고 왼쪽 다리에 체중을 실어 누르거나 잡아 비트는 방법으로 두개골 골절 등의 상해를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앞서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안고 흔든 것밖에 없는데 왜 죽었는지 모르겠다"며 "아이가 분유를 자꾸 토해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B씨도 "남편이 학대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아들이 다친 이유를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고예은 온라인 뉴스 기자 jolichio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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